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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4차 산업시대 방향 제시하다한국불교학회, ‘불교와 4차산업’ 국제학술대회
한국불교학회는 12월 2일부터 3일까지 동국대 일원에서 ‘불교와 4차산업’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고도의 인공지능 로봇은 해탈할 수 있을까’, ‘가상현실은 실재하는 것인가’ 등등. 이는 4차 산업 시대에 한번쯤은 생각해볼만 한 질문들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성큼 들어와 있는 4차 산업 기술에 대한 불교적 해석과 이를 전법 포교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불교학회(회장 성운)는 12월 2일부터 3일까지 동국대 일원에서 ‘불교와 4차산업’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1주제 ‘AI로봇과 인간사회’ △2주제 ‘IOT/스마트시티와 불교’ △3주제 ‘4차산업기술의 불교철학적 해석’ △4주제 ‘4차산업혁명 사회에서의 전법포교’ △5주제 ‘VR/AR을 이용한 불교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로 나눠 진행됐다.

첫째 날인 2일에는 1주제와 2주제, 해외학자 논문 3편이 3곳에서 발표됐다. 특히 사부대중 800여 명이 참석해 모든 강의실이 만석으로 채워져 4차산업 기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확인됐다.

12월 2~3일 동국대 일원서 개최
AI·VR·IoT 대한 불교 해석 제시
사부대중 800명 참여, 관심 높아

인공지능에 대한 불교적 고찰들
만해관 대강의실에서 진행된 1주제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불교적 해석과 논의들이 이어졌다. 한성자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영문번역위원은 ‘인공지능 로봇의 해탈 가능성’을 통해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해탈을 할 수 있는가는 불교 교리를 통해 분석했다.

한 위원은 4성제 중 두 번째인 집성제에서 붓다가 설한 ‘갈애(유애)’를 주목했다. 그는 불교의 유애 교설과 살아가는 동안 욕망을 쫓을 수 밖에 없다는 욕애(欲愛)는 인공지능 로봇이 결코 인간을 닮을 수 없다는 결정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봤다.

이에 대해 한 위원은 “로봇은 무한정으로 샘솟는 욕망이 없다. 로봇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처럼 무한정 샘솟는 욕망을 공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은 로봇이 해탈하기 위해서는 “탐·진·치의 번뇌를 먼저 생성하는 과정을 선행해야 하며, 이를 다시 없애는 작업이 이뤄져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번뇌를 장착했다가 부정·자애·통찰지의 투입을 통해 번뇌를 제거해도 붓다의 깨달음과는 전혀 다르다는 게 한 위원의 설명이다.

한 위원은 “로봇에게는 원래 윤회가 없었으니 깨달았다고 한들 윤회의 벗어남이라는 과보는 없다”면서 “로봇이 가지는 번뇌의 속성은 그 시작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인간이 가지는 번뇌와 성질이 전혀 다르며, 따라서 해탈도 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은 ‘인공지능 및 인공지능 로봇의 상용화와 불교적인 인간 이해’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상용화되는 현실에서 이를 어떻게 불교적으로 이해해야 하는가를 살폈다.

자현 스님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보편화되는 시대에,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로 열 수 있는 사람은 역발상에 기초하는 나만의 아이디어를 가진 도전형 인간”이라며 “이들은 해답이 아니라 문제를 찾는 자이며, 또 다른 문제의식을 통해서 세상을 새롭게 하는 이들”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선불교의 방식은 4차 산업시대의 도전형 인재가 등장하도록 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이 가능하다”면서 “이제까지 평가 절하 되었던 동양의 정신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와 함께 선불교를 통해서 세계로 구현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일 스님은 ‘인공지능 챗봇에 대한 선문답의 응용가능성 연구’에서 인공지능의 창조적인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일 스님은 현재의 챗봇으로는 실제 대화와 같은 다양한 변수가 있는 상황에 일일이 반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한계점이 분명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선문답의 파격성에서 그 해법이 있음을 제언했다.

이에 대해 보일 스님은 “인공지능기술의 비약적 발전 속에서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인공지능 챗봇의 실용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문답이 갖는 파격성과 그 형식을 벗어나는 논법을 응용하면 새로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불교학회의 '불교와 4차 산업'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에 나선 스님과 학자들. 사진 왼쪽부터 자현 스님, 보일 스님, 한성자, 박기열, 황종성.

스마트시티 공동체 어떻게 볼 것인가
만해관 모의법정서 진행된 2주제에서 스마트시티와 IoT를 불교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박기열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IoT 시스템 인과율에 대한 불교논리학적 해석’을 통해 IoT의 구조를 분석하고 불교 사상으로 해석했다.

박 교수는 IoT의 기본 구조를 두 가지 이상의 개물들이 상호인과율에 따라서 연결되어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결과물을 주고받는 것으로 보고,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란 무엇인가? 반드시 현실적으로 실재하는 사물이어야만 하는가”는 화두를 던졌다. 또한 IoT에 있어 사물은 자신을 대표하는 식별자와 다른 것을 인지하는 센스를 본질적 특성으로 가진다고 봤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IoT시스템의 원리는 찰나적 존재인 IoT사물 간의 상호인과율의 개념을 기본으로 한다”면서 “IoT는 물리적 사물을 IoT 사물과 동시화시키기 때문에 물리적 사물의 실재성을 부정한다. 이런 부정은 존재의 본질이 불교의 연기법으로 정의되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IoT의 사물의 실재성과 가상의 비실재성의 부정은 용수의 공의 연기, 중도의 개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황종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은 ‘스마트시티와 공동체의 변화’를 발표했다. 그는 스마트시티의 등장으로 공동체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를 전망하고 불교의 역할을 분석했다. 황 위원은 스마트시티가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지능의 존재방식이 변화함을 지적하고 “사람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위해서는 도시와 공동체가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마트시티에서는 한편으로 지능을 공유하고 한편으로는 심리적 소통을 강화하면서 공동체가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한 황 위원은 “불교는 산업사회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스마트시티의 세계관을 만들어주고 공동체와 일반 대중의 마음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진 동명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부 교수는 ‘4차산업 기반의 불교건축 활용방안’에서 사찰 건축의 미래상을 고찰했다.

장 교수는 “새로운 시대의 사찰은 IoT 기반의 스마트농업 활용공간으로 저비용, 친환경, 유기농, 모듈로 농장의 기능을 함의한 자급자족형 저장 및 유통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스마트 시티와 연계하는 다양한 기능이 부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4차 산업 기반의 사찰 공간이 고유성과 전통성을 지니면서 교육과 힐링 그리고 산업 공간으로서 기능을 갖춘다면 사회 갈등과 위험요소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어지는 3일 대회에서는 △3주제 ‘4차산업기술의 불교철학적 해석’ △4주제 ‘4차산업혁명 사회에서의 전법포교’ △5주제 ‘VR/AR을 이용한 불교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신성민 기자  motp79@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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