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마을 부산 사부대중공동체 ‘휴심정’

참 나 혹은 본래 불(佛),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기 위해 수행공동체의 삶을 선택한 가족들이 있다. 지난 9월 17일 새롭게 문을 연 사부대중 공동체 ‘휴심정(休心停)’에 사는 네 가족 이야기이다. 11월 28일 부산 수영구 바다 광안리가 보이는 휴심정에서 서로 한 가족이 된 그들을 만났다.

휴심정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네 가족이 은산 스님과 차담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부대중 공동체 지향

수행하고 함께 생활해

구성원 청규 만들면서

포살·자자도 준비 중

휴심정에 모인 네 가족은 공동체로 사는 것이 곧 수행이라고 했다. 참선, 절 수행 등 형식적인 수행이 공동체의 목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특별한 수행 일과를 공유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대중으로 모여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살아내는 것’, 이 자체가 수행이란 의미다.

지도법사인 은산 스님(행복한 절 주지)은 휴심정 공동체를 사부대중 공동체라고 먼저 설명했다. 은산 스님은 “스님이 현재 함께 지내진 않아 사부대중이란 형식에 부합하진 않지만 재가자가 중심으로 먼저 모여 생활하고 있다. 앞으로 소임을 맡은 스님이 오셔서 원래 지향점인 사부대중 공동체로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생활 자체가 수행이다. 공동생활 가운데 삶의 방식이 부딪히며 우리들의 에고(ego)를 발견한다. 이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곧 삶이고, 수행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공동체의 삶이 주는 이익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은산 스님은 “자연과 달리 인간만 분리된 의식으로 살아간다. 참 나는 혼자 있을 때 아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살아갈 때 본래 의식이었던 ‘모두가 하나’라는 의식으로 살고, 그렇게 마음을 쓸 때 본래 나를 알 수 있다. 본래 참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훈련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100일 가까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가족들은 공동체의 삶을 사는 것이 비바람을 맞은 바위처럼 깎이고 다듬어지는 삶이자, 서로 큰 힘이 돼 든든한 지지대가 되는 것이라 했다. 대중의 힘을 발견하며 쉽게 변하는 자신을 만나는 경험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신서영(45)씨는 “저를 포함해 대중 구성원들이 먼저 알고 지냈고 은산 스님께 인문학 과정을 듣다 공동체 삶을 알게 됐다. 현재는 남편들도 모두 수계를 받아 함께 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호근(47)씨는 “타인을 만났을 때 밖에서 보는 모습과 가족으로 지내며 알게 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같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살아내려면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옥선(48)씨는 “휴심정에서 공동 소임을 척척 해내니 효율적이다. 가정주부로 우리 가족끼리만 지냈을 때보다 시간이 더 많다. 사람이 많다보니 일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함께 해낼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석은미(45)씨는 “사실 대중생활 전에는 108배도 해본 적이 없었다. 여기서 1080배를 같이 하며 쓰리질 정도로 힘들었지만 함께이기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 혼자서는 못했을 일”이라며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대중과 함께 맛볼 생각을 하니 기대 된다”고 말했다.

휴심정은 부산에 설립된 행복한 마을이다. 행복한 마을은 불교계 사부대중공동체 조성과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삶을 지향하는 곳이다. 행복한 마을 촌장 은산 스님은 조계종 해인사 말사 행복한 절(경남 거창 소재)의 주지로 행복한 마을을 이끌고 있다. 휴심정은 부산에 건립된 행복한 마을로 4가족 공동체(구성원 17명)의 터전이다.

휴심정 가족은 매일 새벽 5시 명상을 시작으로 하루를 열며, 대중소임제로 생활을 하고 휴심정에서는 채식을 한다. 내부 구성원이 지켜가야 할 청규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재가자로서의 정기적인 포살과 자자도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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