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선진 스님, 12월 6일부터 ‘즉시현금’展

선진 스님의 작품 ‘궁리’. 선적인 감각을 설치미술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불탑의 또 다른 이름인 스투파는 신앙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설치미술 작품이기도 하다. 신앙으로 빗어낸 다양한 문양과 서사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현대적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설치미술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불교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불교의 불탑과 사찰 전각 등은 일종의 설치미술로도 볼 수 있다.

12월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조계사 나무갤러리에서 펼쳐지는 설치미술전시회 ‘즉시현금’전은 이런 의미에서 불교의 현대적인 또 다른 모습을 살펴보는 기회다.

‘즉시현금’전을 개최하는 선진 스님은 불복장 전문가이자 설치미술가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설치미술전을 개최해 이번 즉시현금전까지 총 12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선진 스님의 작품은 순수한 예술작품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느낌을 준다. 소품 하나 하나에 보는 이들의 친근감과 편안함을 배려한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번 ‘즉시현금’전에는 총 15점의 설치미술 작품이 선보인다. 만다라를 상징하는 레이저 음악판을 바라보는 불상으로 구성된 ‘궁리’는 동안거 기간 화두참구에 들어간 수좌 스님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랩으로 감싸고 이를 노끈으로 묶은 불상 형태로 구성된 ‘자아의 해방’은 육체적인 욕망과 몸에 얽메여 있는 우리들의 현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스님은 참나와 진리가 떨어져 있거나 얻어서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지금 여기에서 대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품 속에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선진 스님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진정한 자아와 깨달음은 이미 우리 안에 내재하는 참마음이며, 바로 지금에 현존할 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1959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1981년 통도사서 자운 스님에게 사미계를, 1986년 범어사서 자운 스님에게 비구니계를 받았다. 현재 대구 보현암 주지로 대구미술발전위원과 영남불교문화연구원 이사장으로 있다.

또 인터넷 카페모임 ‘하루헌’을 조직해 700명이 넘는 회원들과 생명과 평화,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진 스님은 “불교 사상을 담은 미술작품으로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접하고 발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번 전시전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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