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지 않은 삶의 즐거움|목종 지음|담앤북스 펴냄|1만 5천원

“여러분은 부처님보다 행복하지 않으면서 왜 끊임없이 얻기 위해서 사십니까?”

목종스님의 첫 말씀집이다. 108개의 정갈하고 짧은 잠언 형식의 감로법문들이 담겨 있다. 에세이보다 간결하고 깨달음의 핵심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어 누구나 휴식하듯 읽을 수 있는 잠언 모음집이다. 부산 대광명사 주지인 목종 스님의 주 관심사는 행복이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찾느라 분주히 자신을 괴롭히며 뛰어다니는 시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이 잠언집을 통해 전한다. 우리는 보통 구하고 싶은 대상을 얻기 위해 열심히 달려간다. 탐욕스런 이는 남을 괴롭혀 이를 성취하고 성실한 이는 노력을 통해 성취하려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는다 해도 그 일조차 과거가 되어 서서히 기억 속에 머물다 사라진다. 그렇다면 남을 괴롭혀 얻는 행복과 단순한 욕망의 성취를 넘어선,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108개의 짧은 감로법문 담아
“생명에게 고통말고 기쁨 주라”

목종 스님은 “우리가 집착하는 대상들은 행복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고통을 준다”라고 말씀하신다. 하고는 다시 묻는다. “부처의 삶은 버리는 삶입니다. 여러분은 부처님보다 행복하지 않으면서 왜 끊임없이 얻기 위해서 사십니까?”라고.

그러면서 이 책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구하는 바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마음에 지닌 것을 구태여 구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삶이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것이다. 구하고자 하는 바가 자신의 마음에 이미 있음을 깨달아, 더는 구하지 않는 삶에는 타인을 향한 나눔이 있고 비움을 넘어선 버림이 있다. 목종 스님은 꿈틀대는 작은 미물 하나에도 다정한 눈길을 보내고 모든 생명에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강조한다. 누구나 죽음의 공포를 지으니 “다른 생명에게 생명을 빼앗기는 고통을 주지 말고 기쁨을 주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과거도 미래에도 집착하지 않고 묵묵히 현재를 사는 자연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발견하는 그리고 사후 장기기증에 대한 불교적 사유가 담긴 〈그 귀한 것을〉처럼 〈구하지 않는 삶의 즐거움〉은 부처님 가르침의 실천을 통해, 고통이 뒤따르지 않는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행복을 얻는 길을 안내한다. 비불자에게는 세상을 향한 부처님의 자애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며, 신심 깊은 분들에게는 기존의 수행 관점을 점검하는 계기를 줄 선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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