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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세상보기] 공감·배려로 포항 지진 극복을
  • 선업스님/ 통담아카데미아 원장
  • 승인 2017.12.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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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 스님은 ‘온 세상은 한 송이 꽃’이라 했다. 세계를 연결된 한 몸으로 보는 이 같은 동체(同體)의 관점은 우리 모두를 인드라망의 그물코처럼 깊이 연결되어 있는 한 생명으로 보게 한다. 모든 존재가 한 몸 한 생명이라는 자각은 자연스레 만물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알아차림이 깊어질수록 서로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나와 둘이 아닌 존재와의 깊은 연결은 사무량심 ‘자비희사’를 바탕으로 한 나눔을 통해 사회적으로 회향된다.

사무량심의 첫 번째 덕목인 자애는 감각적 욕망이 제거된 사랑을 말하며 치유적으로 보면 존중과 배려이다.

포항에 지진이 난 상황에서 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한 결정은 좋은 배려의 예라고 하겠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은 이 결정에 동의하기 어려워 가슴앓이를 했다고 한다. 존중과 배려 보다 사적 이익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사무량심 ‘자비희사’ 중요
첫 덕목 ‘자애’는 배려서 시작
연민과 기쁨, 공감서 나와

지진 의한 심리적 상처
함께 치유해 나가야

나눔회향 모임 증가추세
동체대비 실천 기간으로
함께사는 세상 위한 보시를

두 번째와 세 번째 덕목인 연민과 기쁨은 공감에 해당된다.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한 이들은 현장 자원봉사와 성금 마련 등의 보시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더불어 지진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를 공감하여 마음을 어루만지고 꿰매어주는 이들도 있다. <유마경>에 나오는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의 패러디로 짐작되는 ‘네가 아프니 내가 아프다’ 드라마 대사에는 상대의 물리적 상처에 대한 공감으로서의 아픔이 묻어난다. 이런 공감이 가능한 심리치료사들은 포항지진 피해자들의 심리적 트라우마의 감소를 위해 힐링 콘서트도 열고 현장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타인의 심정을 헤아려 마음의 무게를 줄이는 작업의 원동력이 바로 공감이다.

네 번째 덕목인 평정은 평등에 기초한 일치감이다. 안타깝게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포항의 지진에 대해 다양한 막말을 쏟아내면서 지진에 이어진 여진으로 가슴 아픈 사람들을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이 막말들의 기저에는 너와 나로 편을 가르고 상대에게 책임을 지워서 무엇인가 이득을 보려는 탐욕의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 상대도 나처럼 행복하기를 원하는 다르지 않은 존재로 본다면 두 손이 가슴에 모여 합장으로 하나 되는 중도 정견의 일치감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아미타경>에 보면 공명조 이야기가 나온다. 몸 하나에 머리가 둘 달린 이 새는 맛있는 먹이를 위해 서로 싸우다 ‘저 머리만 없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독이 든 음식을 상대가 먹도록 전략을 세운다. 그러다가 결국 한 쪽이 독이 든 음식을 먹어 온 몸에 독이 퍼져 결국 둘 다 죽게 된다. 우리는 하나가 죽으면 다른 하나도 따라 죽는 공동체 운명인 것을 왜 알지 못할까.

<화엄경> 십회향품에 금강당보살의 회향발원이 나온다. “온 누리 모두가 다 행복하소서. 나는 모든 중생의 집이 되리라. 그들의 고뇌를 없애주기 위해서. 나는 모든 중생의 귀의처가 되리라. 그들이 공포를 벗어날 수 있도록. 나는 모든 중생의 안락처가 되리라. 그들이 구경의 편안한 곳을 얻을 수 있도록. 나는 모든 중생의 광명이 되리라. 그들이 지혜의 빛을 얻어 무명의 어둠을 없앨 수 있도록. 나는 모든 중생의 길잡이가 되리라. 그들에게 걸림 없는 큰 지혜를 주기 위해서.”

요즘 나눔으로 회향하는 모임들이 많이 늘고 있다. 연말연시는 한 몸인 동체대비를 실천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십시일반의 정신을 살려 포항의 지진 피해 지역의 아픈 이들을 공감하고 배려하여 함께 편할 수 있도록 보시하여 우리 국토를 정토로 장엄했으면 한다.

선업스님/ 통담아카데미아 원장  hyunbulnews@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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