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께서 가리킨 길|서경수 지음|김현준 엮음|효림 펴냄|6천원

30여 년 전에 크게 활동한 저명 불교학자요 대승불교운동가인 혜안 서경수 교수(1986년 작고)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서경수 교수가 인도 네루대 교환교수 재직 시절 직접 보고 느낀 경험들과, 달마·혜능·혜월·만공 등 선사들의 자기 성찰 일화, 부처님의 음성을 느낄 수 있는 경전들을 인용해 이 땅의 불자들이 꼭 새겨야 할 가르침을 담았다. 비록 불자가 아니더라도 동서양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로 진리를 전한 서경수 교수의 지혜를 빌린다면, 삶과 마음을 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혜안 서경수 교수의 입적 31기를 맞아 〈붓다께서 가리킨 길〉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서경수 교수의 2만 매가 넘는 주옥같은 글 가운데 이 시대의 불자들이 꼭 새겼으면 하는 내용을 선별해 2014년 월간 〈법공양〉에 8회 동안 연재한 글들을 새롭게 편집해 한 권으로 발간한 책이다.

서경수 교수의 〈붓다께서 가리킨 길〉은 바깥소리에 묻혀 자기 소리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금 나의 삶을 깊이 돌아보게 하고 참된 불자의 길을 제시해주는 이 시대의 죽비 소리와도 같다. 어찌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 나를 올바로 사랑하는 법, 집착이 없는 본래 자리에 대한 탐구 등을 통해, 현재 삶을 점검하고 자기 자리를 찾는 과정에 다가갈 수 있도록, 부처님께서 교시하신 법과 함께 교훈을 주는 일화와 체험담을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중생과 함께 나아가야 할 불교의 방향과 불자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비판적으로 제시해주고 있으며, 나의 진면목을 찾고 이기적인 나를 비울 때 진정한 평화와 행복과 자유가 모든 이들에게 널리 널리 퍼져나감을 일깨워주고 있다.

2014년 월간 〈법공양〉 연재한 글

부처님 가르침 일화와 체험담 소개

제 1장 〈삶과 불교〉에서는 진리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어찌 살고 있는가’ 라는 실존적 질문을 제기해 현재의 자기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청중에게 해골을 보여주며 중생이란 시시각각 죽어가는 존재임을 깨우쳐주는 ‘히말라야 도인의 법문’은 당장 내일 죽더라도 후회됨이 없을 만큼 ‘지금을 잘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와, 지금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죽음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시시각각으로 죽어가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한다. 또한 오늘 여기에서 전력투구하며 나를 올바로 사랑하는 법, 나의 진면목을 찾는 수행법을 통하여 대상에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본래 자리를 찾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 2장 〈대승과 보살〉에서는 ‘나는 다만 길을 가리킬 뿐이다’ 라는 말씀으로 열반에 이르는 길을 교시한 사회개혁가로서의 부처님, 최초의 경전 〈아함경〉과 대승경전인 〈반야경〉서 부처님께서 발견하시고 가리킨 ‘길’을 좇아가 본다. ‘나를 형성하는 것은 바로 나의 행위’라는 현실적인 윤리와 논리 의식을 일깨우고 계급의 벽을 타파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나에 대한 집착을 비워내고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중생을 위해 살아가는 보살의 길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세 가지 보살의 길인 지혜와 자비와 보시가 무엇이며, 이 세 가지를 실천에 옮겨 참된 보살이 되는 법을 현대에 맞는 언어로 이야기한다.

제 3장 〈세속이냐 열반이냐〉에서는 중생을 향한 부처님의 녹야원 초전법륜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보살이 있어야 할 곳이 중생이 고통받는 현장이어야 함을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 중생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집착 없는 무주상 보시와 자비의 실천이라는 것을 우리의 마음에 아로새긴다. 아울러 불교의 숭고한 자기희생과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저항 정신이 자비로 생동하는 불교의 머물 곳임을 환하게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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