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사람들연구소, ‘소유’ 주제 학술연찬회

밝은사람들연구소와 서울불교대학원대 불교와심리연구원은 11월 18일 ‘소유, 행복의 터전인가 굴레인가’를 주제로 제16회 학술연찬회를 개최했다.

소유는 인간이 가지는 근본적인 삶의 욕구다. 하지만, 많이 소유하는 것이 행복의 척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많이 가지면서 지옥을 사는 사람이 있고, 적게 소유하면서 행복한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소유를 정견(正見)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권석만, ‘소유’ 심리학적 접근
물질적 소유는 한계점 분명해
‘긍정’, 행복 위한 심리적 재산 

초기불교·禪 등 관점서 고찰도
“수행자 대한 양질 외호 필요”

밝은사람들연구소와 서울불교대학원대 불교와심리연구원은 11월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소유, 행복의 터전인가 굴레인가’를 주제로 제16회 학술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연찬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소유를 심리학적 관점서 분석한 권석만 서울대 교수의 ‘소유의 심리적 의미’였다.

권 교수는 소유가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면서 무수한 심리적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소유를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욕망은 삶을 기본적인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과도할 경우 자신을 불행으로 인도하는 욕구임을 전제하며, 불교에서 말하는 삼독심(貪瞋痴)의 구조를 통해 이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탐욕(貪)을 지닌 사람은 과도한 자기중심적 행동으로 타인과 갈등하며 격렬한 분노(瞋)를 경험한다”면서 “이 같은 결과는 탐욕의 충족 과정이 자신과 타인에게 어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한 인식 부족(痴)에 바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교수는 법정 스님이 말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임을 되짚으며 진정한 부자는 ‘자신의 소유에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대해 그는 “소유는 삶의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면서 “돈과 재물은 우리가 추구하는 소중한 가치의 실현에 대한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즉, 많이 벌어 많이 소유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중한 가치를 위해 소유를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 스님의 말처럼 ‘풍요로운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정신이 깨어있어야 한다”면서 “소유에 의해 지배되는 삶이 아니라 소유를 지혜롭게 다스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물질적 부자가 아닌 ‘심리적 부자’가 될 것을 대중들에게 제언했다. 그는 물질적 재산에 대한 과도한 추구는 행복을 훼손한다는 긍정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며, “심리적 재산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다툴 필요가 없다. 심리적 재산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과 인생에서 마음껏 채광할 수 있는 무한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심리적 부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학술연찬회에서는 현재 한국불교 수행자들의 소유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적 고찰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황금연 동국대 교수는 ‘선가의 존재와 소유’를 통해 출가 수행자들의 삶에 나타나는 소유와 무소유의 문제를 고찰했다. 그는 선가의 수행자라 할 지라도 삶의 양식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전제하고 “현대 사회에서 출가 수행자가 보다 소유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양질의 외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사찰과 교구별로, 나아가서는 종단적으로 수행자를 위한 고른 복지제도를 구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수행자가 누구나 물질의 소유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지고, 수행과 전법에만 매진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논문들은 〈소유, 행복의 터전인가 굴레인가〉(밝은사람들총서 12) 제하의 도서로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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