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당 제원 스님 49재, 11월 12일 서울 삼천사서 봉행

불교사회복지의 거목 길음당 제원 스님의 49재가 서울 삼천사(회주 성운)에서 봉행됐다. 제원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에 불교복지와 수행 현장에서 인연을 맺은 많은 이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이날 49재는 관욕 및 상단 불공을 시작으로 대중 삼배, 대표 헌향ㆍ헌다ㆍ헌화, 행장 소개, 각계 대표 헌화 및 조사의 순으로 진행됐다

49재에는 수행도반 모임인 구인회 소속 스님들이 대거 참여했다. 불국사 관장 종상 스님도 추모사를 통해 “불교사회복지 뿐만 아니라 미주 포교 등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셨고, 항상 주변의 어려움을 살펴온 스님”이라며 “이제 왕생 극락을 통해 사바세계의 모든 것을 던지고 자유를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날 49재에는 구인회 소속 스님들을 비롯한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도 “언제나 쓰고 다니던 정글모자와 배낭을 차고 지금 어디로 가시렵니까. 사바세계의 모든 고통을 놓고 극락세계에서 무생법인을 누리소서”라며 “우리 도반 제원 스님 49재를 맞이하여 왕림해 극락세계로 인도하소서”라고 추모의 뜻을 표했다.

대각회 前 이사장 도업 스님은 “생전에 행여나 맺히신 것이 있거나 섭섭한 것이 있으면 다 내려놓으시고 자유자재하게 왕생극락하시길 바란다. 저 하늘의 구름 같이 가셨다가 다시 와달라. 다시 오셔서 인연있는 사람들과 여러 어려운 사람들의 아픔을 보듬어 달라”고 말해 눈시울을 자아냈다.

젊은 시절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당시 제원 스님과 함께 수행 전법의 길을 걸은 나지명 스님은 “제원 스님은 죽은 법구요, 소승은 산 송장”이라며 “가시더라도 소승과 다를바 없으니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며 법당을 찾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불국사 관장 종상 스님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성공회 신부로 평소 제정 스님과 종교를 초월한 수행모임 ‘삼토회’에서 활동해 온 이재정 경기 교육감은 “늘 넓은 마음으로 아름다운 마음으로 우리들과 함께 하시고 격려해주신 스님과의 인연을 잊을 수가 없다. 스님의 손에 용주사로 봉선사로 불국사로 삼천사에 이르기 까지 불교와 인연을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스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좋은 메시지는 어려운 이들에게 절대 절망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않으라는 것이다”고 추모했다.

삼천사 회주 성운 스님은 제원 스님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끝으로 제원 스님의 도반으로 49재를 집전한 성운 스님은 역시 수행도반인 전 포교원장 지원 스님이 이날 아침에 제원 스님과 한 통화가 있다며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스님은 “49재인 오늘 스님이 어디쯤 가셨는지 묻자, 제원 스님은 ‘생애가 저 푸른 호봉에 걸친 한점 구름과 같으며, 죽음이란 저 구름이 한점 사라짐과 같으니라. 불성을 듣지 못한 자 가고 옴이 있거니와 불성 들은자 가고 옴이 없습니다’라는 답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49재는 제원 스님이 평소 즐겨 들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참석 대중이 함께 듣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와 함께 대중들은 각기 제원 스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에 써 49재 후 삼천사 사자대에서 소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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