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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연재 신현득의 ‘동화 팔만대장경’
부처님 법 앞에서 외도들은 결국…22. 아기 스님의 신통력

8만 4천의 절과 8만 4천의 보탑을 세운 아쇼카왕은, 삼보만 받드는 임금이었습니다. 그러자 외도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우리 대왕님은 머리 깎은 사문만 돌보신다.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으시니 견딜 수 없다.”

불평을 하던 외도 5백 명이 모였습니다. 그 중 우두머리 한 사람이 나섰습니다. 우두머리는 주먹을 휘두르며 소리쳤습니다. “우리는 억울합니다. 대왕의 궁궐로 쳐들어갑시다!”

우두머리가 앞장을 서자 외도 무리 4백 99명이 뒤를 따랐습니다. 우두머리가 주문을 외우자 대자재천의 천신(天神)인 마혜수라(摩醯首羅)의 모습이 되고, 몇 가지 신통력이 생겼습니다.

이레가 되는 날 마혜수라로 몸을 바꾼 우두머리는 허공을 날아서 궁궐 문 앞에 내렸습니다. 나머지 외도들은 걸어서 우두머리를 뒤따랐습니다.

“나는 마혜수라요. 우리는 꼭대기 하늘나라 대자재천에서 왔소. 대왕을 보고 따져야겠소. 왜 부처의 가르침만 받드시오?”

천신이라는 사람이 무리를 거느리고 들이닥치자 아쇼카왕은 깜짝 놀랐습니다. 왕은 신하를 시켜 5백 명을 자리에 앉힌 다음 푸짐하게 음식을 차리게 했습니다. 그러자 우두머리가 빈정대며 말했습니다.

“우리 하늘 사람들은 이런 음식을 먹지 않소. 사문들에게 대접하는 최고의 요리를 내어오시오. 아니면 입에 대지도 않을 거요.”

잘 차린 궁중요리를 두고 트집을 잡았습니다. 배가 고픈 참이라, 요리가 탐이 났지만 왕을 골탕먹이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렇게 많은 하늘 손님을 맞을 줄 몰랐지요. 준비한 것이 이것뿐입니다.”

아쇼카왕은 쩔쩔매는 척하면서 음식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도 먹으려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왕은 심부름꾼 한 사람을 몰래 불러서 일렀습니다.

“가까운 절, 계두말사(鷄頭末寺)에 가서 큰스님께 여쭈어라. 천신 마혜수라라라는 사람이 무리를 거느리고 왔는데 겉모습은 사람 같으나, 행동으로 봐서 나찰이것 같다. 이들을 달래어 보낼만한 스님 한 분만.”

그런데 심부름꾼이 모시고 온 스님은 일곱 살 아기, 사미 스님이었습니다. 이 사미 스님이어야 나찰을 달래어 보낼 수 있다며 큰스님이 보낸 것이었습니다. 나이 어린 스님이 들어서자 외도들이 소리쳤습니다.

“저 꼬마 중은 웬 사람이요?” 그 소리를 들은 체도 않고 사미는, 아쇼카 왕의 귀에 대고 말했습니다.

그림 강병호

“대자재천에서 온 마혜수라라고요? 아닙니다. 외도들이 가장을 하고 온 거예요, 저 마혜수라차림 외도가 우두머리지요. 대왕께, 어째서 외도를 돕지 않느냐며 따지러 온 것이예요. 오늘 저 5백을 부처님 법으로 교화시키겠습니다. 우선 배가 고프니 밥을 먹어야겠습니다.”

사미는 외도들이 먹지 않겠다면서 내놓은 5백 밥상 앞에 가서 밥 한 상을 휘딱 먹었습니다. “대왕님, 배가 차지 않네요. 더 먹어야겠습니다.”

사미 스님은 밥 다섯 상을 그릇 채 입속으로 집어넣는 것이었습니다. 배고픈 외도들이 놀라며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사미 스님은 외도들 귀에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대왕님, 저 사람들이 못 먹겠다며 내놓은 궁중요리가 아주 맛있습니다. 이렇게 많아서 다행입니다. 배가 차지 않네요. 다섯 상을 더 먹어야겠습니다.”

사미 스님은 다시 다섯 상의 밥을, 그릇 채 입에다 집어넣는 것이었습니다. 일곱 살 사미의 작은 배에 밥, 열한 상이 들어갔지만 배가 부른 것 같지 않았습니다. 외도들은 ‘이런 끔찍한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하며 놀라고 있었습니다. 지켜보는 아쇼카왕도 궁중 사람들도 모두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작은 배를 쓰다듬더니 사미는 왕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배가 차지 않네요, 여든 아홉 상을 더 먹어야겠습니다. 그러면 모두 1백 상이지요.”

말을 마치자 사미 스님은 그 여든 아홉 상의 밥을, 밥상 채 입에 넣고 삼키는 것이었습니다. 보는 사람들이 더욱 놀라고 있었습니다. 사미는 여든 아홉 상 궁중요리를 밥상째 휘딱 삼키고 나더니 또 왕에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배가 차지 않네요. 남은 4백 상을 마저 먹어야 될 것 같습니다.” 궁중요리 5백 상을 모두 삼켰지만 사미 스님의 배가 불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대왕님. 이 외도들을 데리고 가서 부처님 법을 가르쳐야겠습니다. 이 사미가 모시고 가는 것이니 놀라지 마십시오.”

사미는 5백 명 외도를 하나씩 붙잡아서, 그 5백 명을 모조리 입에다 넣는 것이었습니다. 사미 스님의 배는 조금도 부른 것 같지 않았습니다. 궁중 사람 중에는 이 광경을 보고 너무 놀라서 기절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미는 준비해 온 조그만 약을 먹여 이들을 고쳐 놓고 훌쩍 계두말사로 가버렸습니다. “도대체 어찌 되는 것일까?”

아쇼카왕이 어리등절해하며 사미를 따라 계두말사로 수레를 몰았습니다. 절에 도착한 사미는 입에서 5백 명 외도를 꺼내었습니다. 그 5백 명이 모조리 머리를 깎고 법복을 입은 스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4백 여든아홉 상의 궁중요리를 밥상 째 꺼냈습니다. 열 상의 궁중요리는 그릇에 담긴 것을 꺼냈습니다. 궁중요리 4백 아흔아홉 상이 갖추어졌습니다. 사미가 먹은 것은 5백 상 중에서 한 상 뿐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절 공양을 한 상만 차려 오세요.”

절에서 차린 한 상은 외도 우두머리에게 줄 것이었습니다. 조금도 식지 않은 궁중요리였습니다. 이제 고분고분해진 외도들은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일곱 살 아기 스님을 따라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아쇼카왕이 아기 스님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법원주림(法苑珠林)28권〉

신현득 동화작가  hyunbulnews@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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