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은 지금 흩어지고 있는 중이다. 낙엽을 날리며 나무들이 흩어지고, 나무를 줄여서 숲이 흩어지고, 무거운 구름을 뿌리며 하늘이 흩어지고, 차가운 바람을 던지며 단단하던 새벽이 흩어지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저 가을처럼 흩어질 수 있을까. 그림자 한 쪽이라도 털어내고 흩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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