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보현회 “약속 지키려 노력, 앞으로도 함께”
축구 경기 참석 인원이 규정보다 많았다. 각 팀 20여명으로 남녀, 어린이 어른 구분 없이 함께 뛰었다. 한마음직업재활원팀과 성우원과의 경기 결과는 6 대 0, 참패이지만 싱글벙글 웃음만 가득하다.
부산불교 보현회(회장 안성이)가 11월 5일 ‘제20회 한마음체육대회’를 부산 사상 괘법초등학교에서 개최했다. 한마음체육대회는 20년 동안 장애우와 함께 연 행사다. 매년 한마음체육대회에는 성우원, 한마음장애인지원센터, 평화의 집, 체리동산, 한마음직업재활원 등 부산에 있는 장애인 단체가 함께해 왔다.
행사 내용은 소박했다. 축구, 훌라우프 돌리기, 보물찾기 등 경쟁 없는 작은 운동회로 진행됐다. 훌라우프는 몇 번 돌리자 이내 떨어졌고 제기차기도 생각보단 안됐지만 실망하는 얼굴이 없다. 보물찾기에서 상품권 종이를 많이 찾은 사람은 다른 팀에게 나누는 넉넉한 모습도 보였다. 점심시간, 보현회는 준비해 간 보쌈, 순대, 밥과 국을 학교 급식실에서 바로 조리해 따뜻하게 대접했다. 행사 후 준비해간 선물 130여개도 전달했다.
참가한 장애우들은 “이날 만 기다렸다”고 했다.
허정훈(34·지체장애)씨는 “10년 넘게 행사에 참여했고 회장님을 알아왔다. 오늘 아침 8시에 도착해 준비 할 정도로 기다렸다”며 “빈혈도 있고 건강이 안 좋지만 이렇게 운동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보현회는 어려웠던 시절 고아원과 장애 시설을 돌며 봉사했었다. 봉사를 하던 중에 장애우를 위한 활동을 고심하다 체육대회를 기획한 것.
안성이 회장은 “건강이 안 좋은 아이들이 많았다. 그 당시엔 먹거리도 구하기 어려웠으니 풍성하게 먹이려 애썼다. 그리고 운동으로 건강을 챙겨주고자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번 씩 시설에 가서 아이들을 마주치면 언제 운동회 하느냐고 항상 물어본다. 그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는데 어느새 20년이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