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신 사장 (BBS불교방송)

선상신 사장은… 1960년 11월 9일 부산에서 출생, 1979년 서울 용문고를 졸업하고 1985년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아울러 2002년 고려대 정책대학원 아태지역연구학과 석사 졸업, 2013년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 박사 졸업했다. 1989년 BBS불교방송 공채 1기로 입사해 정치경제보도부장, 해설위원, 보도국장과 한국언론재단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또한 1993년 방송기자클럽 보도제작상, 1995년 방송기자협회 공로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는 불교방송 제 9대 사장을 맡고 있다.

“최대 과제는 ‘신뢰 회복’… 후원 통로를 열다”

선상신 BBS불교방송 사장이 2015년 9월 취임한 후 2년이 지났다. 4년 임기 중 전ㆍ후반기 분기점을 맞은 것. 선 사장은 취임 전 재정난에 빠져있던 BBS불교방송의 회생을 위해 후원회인 ‘만공회’를 조직, 방송포교에 대한 초종단적 불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 경영 정상화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BBS불교방송 공채 1기 출신으로 BBS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경영 마인드로 승화, 최근에는 대대적인 상암 사옥 불사에 뛰어들어 안팎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10월 20일 전반기를 돌아보고, 후반기 계획을 듣기 위해 선상신 사장을 만났다. 대담=김주일 편집국장ㆍ정리 박아름 기자ㆍ사진 노덕현 기자

Q. BBS불교방송은 한때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압니다. 현재 정상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까지 어떤 부분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셨나요?

A=그동안 2년은 생존 전략을 구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스템 및 재정적 위기에 처한 BBS불교방송을 하루빨리 정상화해야한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BBS불교방송은 제가 취임할 당시 잔고가 3억원 밖에 없었습니다. 전 직원의 한 달 임금만 7억원이상이 소요되는데, 3억원은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습니다. 재정난 탈피를 위해서는 BBS에 대한 안팎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선행 과제였습니다. 제가 취임하기 전 BBS는 각종 내부 갈등으로 신뢰를 잃었습니다. 이에 따라 후원, 광고 등 재정 통로가 꽉 막힌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대대적인 탕평책을 통해 직원들을 하나로 모으고, 또 BBS 설립의 근간이 되는 두 기관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대한불교진흥원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취임 후 재정 안정화 위해 전력

2015년 9월 취임 당시 잔고 3억

직원 월급 부족할 만큼 어려움 커

내부 갈등·신뢰 추락이 큰 원인

신뢰 회복 위해 전국 돌며 호소

 

탕평책ㆍ프로그램 질 향상 도모

인사 개편, 사내 소통 경로 확보

종단협·진흥원과 관계 회복도

코바코 광고 확장 유치 위해 노력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도 고심 중

특별한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님을 사내 월례조회에 초청해 격려 말씀을 듣는 등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이에 대한불교진흥원에서도 재도약하고자 하는 BBS의 진정성을 느끼고 재정적 지원을 늘렸습니다. 또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 CO)의 광고 유치를 확장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사실 모든 방송사의 코바코 광고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기업을 중심으로 TV 광고를 대폭 유치해 지난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광고도 좋은 콘텐츠가 있어야 따라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않고 뉴미디어 콘텐츠 개발에 힘쓸 예정입니다.

 

Q. 재정난 회복에서 BBS 방송 포교 후원회인 ‘만공회’의 역할도 컸을 것 같습니다. 만공회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4만 명을 돌파했다고 알려지는데요, 만공회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요?

A=BBS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대한불교진흥원을 주축으로 설립됐지만, BBS의 진정한 주인은 2,000만 불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만공회’입니다. 재정난 회복 뿐 아니라 불사 과정에도 동참함으로써 불자들에게 BBS에 대한 애정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주된 목표였습니다.

터무니없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만공회를 꾸려가며 ‘기도의 힘’이라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저는 취임 후 매일 아침 회사 법당에서 108배를 올렸습니다. ‘만공회’를 시작하긴 했는데 ‘잘 될 수 있을까’하는 불안도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기도하면서 간절히 염원하니 주변에서도 믿음을 갖고 지켜봐주셨습니다.

어떤 날은 월 예산 중 2억원이 모자란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속으로 계속 외고 염원하면 거짓말처럼 그 정도만큼을 기부하겠다는 익명의 후원자가 나타났습니다. 이 모든 공덕이 관세음보살님이 도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공회의 후원금은 BBS의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됩니다. 노후한 장비 교체를 비롯해 프로그램 제작, 방송망 확충, 상암 신사옥 불사 등에 사용됩니다. 많은 분들의 원력이 있었기에 BBS가 과거의 빚을 청산하고 새 출발을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10월 현재까지 약 4만7,000명을 공덕주로 모셨고, 목표치인 10만 명 중 절반인 5만 명을 곧 돌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선상신 BBS불교방송 사장은 공채1기로 입사해 불교방송의 초창기 과정을 누구보다 잘아는 이다. 그래서 더욱 BBS불교방송의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Q. 향후 남은 임기 2년을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가요?

A=현재 최대 과제는 BBS글로벌미디어센터 상암 사옥 불사입니다. 현재는 토지만 매입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건축 비용을 모연해야합니다. 모연과 건축 과정이 단시간에 마무리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 임기 내에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상암 사옥은 제작 여건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습니다. 현재 마포 사옥은 업무용 빌딩이기 때문에 스튜디오로 활용할 공간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라디오 스튜디오를 개조해 TV 스튜디오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대안으로 외부 스튜디오를 임대하기도 했으나, 한시적인 방편일 뿐입니다. 상암 사옥을 통해 24시간 생방송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확보하고, 제작 여건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또한 향후 BBS글로벌미디어센터 부산 사옥도 추진이 되면 이를 중심으로 사찰음식, 명상 등 불교문화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사업도 전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재정 안정 구조를 갖추고 BBS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것입니다.

아울러 내년 BBS제주 개국을 통해 제주에 부처님 법음을 널리 펼치는 일에도 주목할 것입니다. 제주도는 인구의 23.4%, 종교인구의 55.7%가 불자입니다.

하지만 현재 극동방송과 CBS만 정규방송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 3월 BBS제주 개국 허가가 나면서 내년 초파일 쯤 방송 송출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울산FM이 개국한 지 10년 만에 이뤄낸 지방국 개국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습니다.

BBS 다시 일으킨 ‘만공회’ 신화

“불교방송 주인은 2,000만 불자”

현재까지 4만7,000여 회원 확보

안정적 재정 기반에 큰 도움 돼

노후화된 장비 교체, 불사까지

 

제2의 방송포교 기지 ‘상암 사옥’

인프라 안정 확보 필요성 절감해

‘BBS글로벌미디어센터’ 불사 원력

현재 부지 매입 상태… 모연 시작

생방송 및 교육 프로그램 강화 목표

Q. 교계 방송포교의 현주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평가와 한계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A=교계 방송사는 BBS와 BTN불교TV 2곳이 있습니다. 타종교 채널에 비해 매체수는 부족할지 몰라도, 2곳 모두 종교채널 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상생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좋은 콘텐츠를 만듦으로써 함께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 한계점은 있습니다. 다매체ㆍ다채널의 시대기 때문에 기존 콘텐츠로는 살아남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교계 방송사는 특화된 불교 콘텐츠로 승부해야만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양질의 불교 콘텐츠를 보기 위해 BBS와 BTN을 청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문화되고 세련된 콘텐츠를 생산해 수요를 충족시켜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지요.

BBS는 부처님 사상을 전하는 ‘글로벌 미디어’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해외 불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불교가 위기라지만, 전 세계에서 불교에 대한 관심은 더욱 점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해외 불교 사례도 폭넓게 다룸으로써 콘텐츠 확장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2017년 10월 18일 거룩한 만남 성금전달 모습.

Q. 방송, 신문을 포함한 교계 언론 매체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교계 언론 종사자들은 일반 언론과 달리 불교에 대한 신심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라는 현상을 취재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애정을 갖고 관찰해야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도 훨씬 풍부해질 것이며, 기자 개인과 각 언론사의 색깔도 분명해질 것입니다.

 

Q. 교계 언론의 가장 큰 딜레마는 ‘비판과 외호ㆍ포교 기능 중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둘 것인가’인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더욱 중요한 역할이라고 보시는지요? 또한 둘 다 균형 있게 다루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A=BBS는 궁극적으로 ‘포교’를 위해 탄생한 매체입니다. 불교를 폄하하기 위해 출범한 언론사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정법(正法)에서 어긋난 일이라면 비판도 해야겠지만, 우선적인 역할은 불교 외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BBS는 일반 사회에서 불교를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오히려 적극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불교 내부의 분란을 정치적 기사로 다루는 것은 자제하되, 불교 교권이 침해받는 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해야할 것입니다.

 

2016년 5월 탈렌트김혜옥 씨의 만공회 후원금 전달식.

Q.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라디오’ 매체가 과거에 비해 크게 침체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BBS는 라디오 개국으로 출발한 만큼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민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어떤 방안을 강구하고 계신가요?

A=과거에는 BBS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각 매체의 특성을 살려 프로그램을 제작, 편집해야하는데 TV 프로그램을 일부 가공해 라디오로 편성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이에 현재 BBS는 라디오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은 수행시대’ 등 불교를 보다 쉽고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 포교 프로그램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생방송 제작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생방송 제작비를 대폭 확대하고,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거의 생방송이 이뤄집니다. 생방송을 통해 청취자들의 참여가 확대되면, 자연적으로 프로그램의 질도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89년 공채1기 입사후 월정사 연수 당시 모습.(사진 첫열 오른쪽이 선상신 사장)

Q. BBS불교방송은 라디오 개국으로 출발했지만, 2008년 TV 개국까지 이어지며 저변을 확장했습니다. TV 매체를 통해 BBS가 걸어온 길, 또 향후 과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BBS 라디오는 종합편성이기 때문에 일반 사회의 내용을 주로 다루는데 반해 TV는 불교 전문 매체로서 역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불교’라는 전문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핵심과제입니다. 우선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대거 생산해 ‘불교 교육 전문 채널’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려고 합니다. BBS의 대표 프로그램 ‘붓다 패러다임’은 지난해 ‘PD저널’의 ‘오늘의 추천 방송’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시청률도 종교채널 가운데서는 높은 편으로, BBS만의 색깔을 찾아간다면 더욱 성장할 것이라 봅니다.

 

Q.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언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모바일 콘텐츠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에 발맞춰 BBS는 최근 애플리케이션 개발, 타사 애플리케이션과 협업 등을 통해 모바일 콘텐츠 강화에도 나서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뉴미디어 개발에서 BBS의 남은 과제는 무엇입니까?

A=뉴미디어는 ‘짧은 시간’이 핵심입니다. 바쁜 현대인들은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습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같은 콘텐츠를 모바일용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분짜리’ 콘텐츠를 생산해 보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포하는 것입니다.

BBS는 올해 ‘뉴미디어 TF팀’을 발족했습니다. 콘텐츠 제작을 비롯해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함입니다. 내년에는 이 TF팀을 정식 부서로 조직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BBS가 추구하는 역할과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풀 대안은 불교밖에 없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불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BBS는 12월 중 ‘화쟁토론’이라는 신규 프로그램을 론칭할 예정입니다. ‘사회 현상을 부처님 시각으로 바라보면 어떨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하는 내용입니다. 최근 BBS 라디오에서 ‘탈원전’ 사안에 대해 부처님 가르침으로 바라본 관점을 다뤘는데, 시청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에 정식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려고 합니다. 또한 불교판 ‘다보스 포럼(Davos Forum)’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불교계 지식인들이 모여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는 프로그램입니다. BBS는 이처럼 부처님 말씀을 대중에게 밀접하게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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