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노인종합복지관 제2회 종로 장(醬)축제 개최

김영종 종로구청장, 복지관 관장 정관스님, 종로노인복지관 장금이 어르신들이 함께 된장을 만들고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는 조금 독특한 장금이가 있다. 드라마 ‘대장금’ 속 장금이도, 조선시대 의녀도 아닌 장 담그기와 장독대 관리 활동을 하는 이곳의 ‘장 마스터’들이다. 지난 10월 18일 장금이 어르신들을 필두로 복지관 어르신들이 장독대를 들고 나왔다. 그간 만든 장을 판매하고 전통장 관련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연두색 유니폼을 입고 누구보다 순수한 미소를 짓는 어르신들은 드라마 속 장금이보다 고왔다.

구립 종로노인종합복지관(관장 정관)은 이날 복지관 5층에서 제2회 종로 장축제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지역주민뿐 아니라 인근 어린이집,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의 어린이들 300여 명이 동참했다.

지역주민 참여에 ‘성황’

남녀노소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프로그램에 즐거움↑

누구보다 장축제를 즐긴 참가자는 어린아이들이었다. 자신의 몸보다 큰 장독대를 안아보기도 하고, 장을 입에 잔뜩 묻힌 모습을 서로 놀리며 왁자지껄 웃고 즐기기 바빴다. 처음에는 낯선 풍경에 어색해하던 아이도 사과 고추장을 묻힌 떡꼬치는 더 달라고 어르신을 재촉했다. 사과ㆍ고구마 고추장, 유자된장은 장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 아이들에게도 인기였다. 모두 복지관의 어르신들이 직접 담근 것이었다.

도심 속 자리한 장 체험관은 이색적이면서 어쩐지 정겹고 반갑기까지 하다.

손바닥 만한 메주를 만들던 곱슬머리 개구쟁이 남자아이는 메주의 촉감이 좋았는지 메주를 얼굴에도, 팔꿈치에도 대보았다. 손톱 밑에 자꾸 메주가 낀다면서도 계속 만지다가 선생님에게 혼나기 일쑤였다. 노란색 어린이집 옷을 입고 머리를 묶은 소녀는 “제 장독대 좀 보세요!”라며 길가는 사람들을 붙잡았다. 미니 장독대에 좋아하는 스티커를 붙이고 마커로 알록달록 꾸민 것이 여간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유치원 단체옷을 입은 어린아이는 할머니와 꼭 붙어 장독대 그림그리기에 한창이다.

이날 체험은 △전통장 배우기 △전통문화체험 △장요리 시식부스 운영 △정성가득 장류 판매로 나뉘어 진행됐다. 특히 전통문화체험의 △등겨장 만들기 △미니장독 꾸미기 △손바닥메주 만들기 △행운의 금줄 만들기가 가장 인기였다. 

수줍음 많은 7세 소년은 스스로 완성한 금줄을 보여주며 “손가락이 아팠는데 장금이 할머니가 손을 꼭 잡아줬다. 그래서 다 만들 수 있었다. 금줄을 다 만들고 나서는 우리 가족들 건강하게 해달라고 눈 감고 빌었다”고 말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앞으로 노인 일자리 창출과 전통문화 전수에 주력할 계획이다. 

관장 정관 스님은 “우리 복지관은 앞으로도 플러스카페, 장체험관 및 장카페와 같은 지속가능한 노인 일자리 창출과 전통문화 전수에 앞장 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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