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대방광불화엄경’ 등 28책 납입 확인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좌>와 복장물로 확인된 고려대장경 인칠 <대방광불화엄경> 진본.

해인사 원당암 보광전 주불인 아미타삼존불상에서 고려시대 경전들이 확인됐다.

조계종 문화부(부장 정현)은 “해인사 원당암으로부터 보광전 주불인 목조아미타불상의 정밀조사를 의뢰받아 진행한 결과 복장물로 15세기 후령통과 고려시대 경전 납입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문화부와 원당암에 따르면 지난 8월 개금불사를 위해 복장을 확인하던 중 중수발원문과 은제 후령통, 고려 후기 고려대장경에서 인출한 진본, 정원본의 <대방광불화엄경> 28책과 1375년에 간행한 <성불수구대다라니>가 복장전적으로 발견됐다.

중수발원문에는 1694년 해인사 승려 숭열, 종안 등이 모연해 불상을 중수했으며, 조각승으로 법능, 법종, 경천, 청담, 지일 등이 참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복장에서 나온 은제후령통의 1490년 학조 스님이 왕실 후원을 받아 해인사 법보전과 대광명전에 모셨던 비로자나불상에 납입한 은제후령통과 유사한 형식으로 “해당 불상 역시 학조 스님의 주도하에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계종 문화부의 설명이다.

복장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려시대 경전들이다. 발견된 <대방광불화엄경>은 고려대장경을 비롯해 고려시대 사찰간행 사간판(寺刊板)에 대한 불교 판본학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수진본 <성불수구대다라니>는 국내에 전존본이 확인되지 않은 유일본임이 확인됐다. 조계종 문화부는 “권수의 삼신불을 비롯한 마리지천 도상의 변상도를 비롯해 간행관련 기록이 분명해 향후 불교회화사 및 불교사상사, 서지학적 연구에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조아미타불좌상 협시보살인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을 X-선 촬영 검사를 한 결과, 주불과 동일한 후령통 등이 납입돼 있었다.

이와 함께 협시 보살인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에 대해서 X-선 촬영 검사도 진행됐다. 그 안에서도 아미타불좌상과 동일한 후령통이 납입돼 있었다. 또한 낱장의 경전이나 다라니로 추정되는 종이 뭉치, 경전 사이로 화려한 보상당초의 표지화, 6행 17자로 구성된 절첩본과 17자로 구성된 족자형의 사경이 확인됐다.

특히 족자형 사경의 경우 사경 축에 금속장식이 확인되는데 이는 현재 일본 금산사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 사경인 <불설대길상다라니경>(1324년 추정)의 사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주목된다는 게 조사팀의 설명이다.

한편, 해인사 원당암은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은 향후 복장을 열지 않고 법당에 봉안키로 했다.

해인사 원당암은 “목조아미타불좌상이 1983년에 개금불사를 위해 복장이 일부 개봉된 것과 다르게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복장을 개봉한 적이 없다”면서 “광학적 조사를 통해 보살상 내부의 복장물을 확인하는 것에 그 의미를 두고 향후 보존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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