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용하이 지음|법지 편역|운주사 펴냄|3만 3천원

중국불교의 대표적 특징인 중국 불성사상의 기원과 역사적 변천과정, 사상체계를 방대한 원전에 입각해 연구, 중국 불성사상의 전체적인 모습을 심도 있게 조명한 현대 중국불교계의 기념비적 역작으로 평가된다.

불성론이란 ‘모든 생명에게는 부처의 성품(佛性)이 있어, 그 불성을 드러내기만 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의 핵심 이론 가운데 하나이다. 불성론은 카스트제도가 엄존한 인도서 모든 존재의 평등을 드러낸,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인 사상이었다. 하지만 불성론이 불교사 안에서 뚜렷한 위치를 차지한 것은 대승불교에 이르러서이며,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논구되기 시작했다. 이후 불성론은 중국불교의 모든 종파와 사상에서 기본적인 바탕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상들을 꽃피워 중국불교만의 특징을 형성하게 된다.

中 불성사상 전체 모습 심도 있게 조명
불성론 특징과 위치와 작용 등 논술


이 책은 중국불교사에 있어서 불성론의 출현으로 시작해, 중국 불성론의 특징과 중국불교에서의 위치와 작용 등을 심도 있게 논술했다. 중국불교학계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불교학자 라이용하이(賴永海) 교수의 저서로, 중국의 불교학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중국불교 연구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책이다. 또한 학술서로는 드물게 중국에서만도 재발행을 거듭하며 6만 부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현대 중국철학의 대가로 존중받는 장대년은 “중국 불성론은 중국불학 가운데 불성에 관한 학설을 천명했고, 그 원류와 연변을 상세히 논증했으며, 참고한 자료가 광범위하고 분석이 주도면밀하며, 독창적인 면이 많아 창조성을 갖추고 있다. 중국불교사에 있어 이와 같은, 하나의 전문문제에 대한 상세한 연구는 보기 드물다”고 극찬했다. 중국불교협회 설립에 참여한 저명 불교학자인 곽붕도 “이 책은 아주 풍부한 일차적 원전자료의 기초 위에서 독립적인 사고와 깊은 탐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미 통용되는 학설에 연연하지 않고, 또한 다른 사람의 의견에 쉽게 따르지도 않았다. 이런 다방면에 걸친 창조적인 안목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고 평였다. 또한 대만의 유명한 서양 철학자이자 불교학자이기도 한 부위훈 역시 “이 책은 …… 그 논증이 세밀할 뿐 아니라 수준 높고 엄격한 학술 논저이다. 불교경론을 넓게 인용하여 설명하고 논증하였으며, 토론의 순서는 논리성이 있고, 문장 또한 아주 시원하면서 뜻을 잘 나타내고 있어 최상의 책이라 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이 책이 지닌 학술적 가치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중국불교 전개 과정서 ‘불성론’의 작용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중국불교의 커다란 특징 가운데 하나를 ‘종파불교’라고 표현하는데, 이 ‘종파’가 바로 ‘불성론’에 입각하여 형성되었음을 고려한다면 ‘불성론’이 지니는 사상사적인 역할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서론을 제외하고 전체 9장으로 구성된 본서는 불교가 중국에 전래돼 불성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사상사적인 입장서 방대한 원문을 인용하면서 논술한다. 중국불교 초기의 ‘본무설’로부터 ‘법성론’, 그리고 ‘본유설’과 ‘시유설’, 그 과정서 제시된 ‘돈오론’, 나아가 천태의 ‘성구설’과 화엄의 ‘성기설’ 등의 전개 과정을 상세히 논증한 점만으로도 본서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책의 또 다른 가치는 바로 선사상 발전에 있어서 ‘유정유성’과 ‘무정유성’의 불성론에 입각해 논증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은 기존의 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중요한 제시라고 하겠다. 또한 선종에서는 천태의 ‘성구설’과 화엄의 ‘성기설’로 종합된 양대 불성론의 입장을 지양하고 제 3의 입장, 즉 명심견성, 즉심즉불이라는 새로운 불성론의 기치를 세웠음을 논증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돈오에 입각한 조사선이 전개됐음을 밝힌다. 더불어 선종의 발전과정서, 특히 우두선서 ‘무정유성’의 불성론에 입각한 선사상이 제시됐으며, 이것이 서서히 중국선의 본류로 진입하게 됨에 따라 후기 조사선에서는 이른바 불성의 물성화를 이루어 불성을 간시궐 등으로 표현하며, 가불매조의 선풍이 전개됨을 논한다. 이러한 통찰은 연구의 참신성을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또한 유심정토와 서방정토, 난행도와 이행도 등을 불성론의 관점으로 논하고 있어, 가히 중국불교사 전체에 나타나는, 불성론과 관련된 대부분의 논제를 다루고 있다 할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중국불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인 ‘중국 불성론’을 방대한 원전 사료에 입각하여 전면적이고 체계적으로 고찰한 연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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