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부처님의 신통력

발가벗고 수행을 하는 나형외도가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외발로 서서 견디는 고행외도가 있었습니다. 이들 여섯 외도의 스승은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나는 부처와 동등하다” 하며 소리치고 다녔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에서 홀로 높으신 부처님을 두고, 외도들이 하는 말은 어처구니없는 잘못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신통력으로 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기로 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사위국 들판에 자리잡고 계실 때에 하늘의 대범천왕과 사천왕이 무리를 거느리고 와서 부처님께 예배를 올렸습니다. 사위국 빔비사라왕과 교삼미의 우다야나왕과 여러 나라 왕이 신하를 거느리고 와서 부처님께 예배를 올렸습니다.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들 외에 외도를 따르는 무리도 와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대중이 모였으니 많은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대범천왕이 먼저 일어나 대중에게 자리 하나씩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만 두어라. 대중이 앉을 자리를 내가 마련하리라.”

그림 · 강병호

부처님이 그 말씀을 하시면서 동·남·서·북을 휘둘러보시자 부처님 눈길이 닿는 곳마다 반듯하고 폭신한 자리가 빈틈없이 나타났습니다. 그 한가운데에 칠보로 된 사자자리가 나타났는데, 벌써 부처님이 그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모든 대중이 부처님이 신통력으로 만들어주신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때에 부처님은 “내 손으로 생명을 보여주리라”하시며 막대기 하나를 땅에 꽂으셨습니다.

막대기가 살아나 뿌리와 줄기, 가지가 쭉쭉 뻗더니 잎이 무성한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이튿날에도 똑같은 대중이 부처님 앞에 모였습니다. 부처님은 어제의 그 나무에 향기의 꽃을 피우셨습니다. 빛깔이 고운 향기의 꽃잎이 떨어져 대중의 무릎에 쌓였습니다.

부처님 설법이 시작되었습니다. 부처님 설법을 듣고 모든 대중의 법눈이 밝아졌습니다.

셋째 날에는 나무에 과일이 열렸습니다. 빛깔이 아름답고, 향기가 있는 과일이었습니다. 과일은 하룻만에 모두 익어서 땅에 떨어졌습니다. 부처님 제자와 모든 대중이 기쁜 마음으로 과일을 주워 맛을 즐겼습니다.

“이렇게 맛있고, 향기 있는 과일은 처음이다.” 세상 어떤 과일보다 맛과 향기가 뛰어난 과일이었습니다. 이어서 부처님의 설법이 있었습니다. 대중의 마음에 기쁨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넷째 날이었습니다. 어느 시주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물을 올렸습니다. 부처님이 물그릇을 기울여 물을 몇 방울 뿌리셨습니다. 그 물방울이 점점 불어나고 커지더니 커다란 호수가 되었습니다.

깨끗한 호수에 우발라, 분다리 등 여러 가지 연꽃이 피었습니다. 목소리가 고운 온갖 새가 나타나고, 오리· 원앙· 남생이와 온갖 물고기가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이 신비한 광경에서 대중이 더 많은 기쁨을 얻었습니다.

다섯째 날이 되었습니다. 연꽃과 온갖 새와 물고기가 어우러진 호수에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내가 생기더니 냇물이 소리를 내며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냇가에는 온갖 꽃이 피고, 맑은 물이 부처님의 법문 소리를 내며 흘렀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대중들이 한없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여섯째 날이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설법을 들으러 모여든 사람의 모습을 똑같게 하셨습니다. 세상사람, 하늘사람이 똑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없게 한 것입니다. 똑같이 부처님을 따르는 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대중들이 더욱 많은 기쁨을 얻었습니다.

일곱째 날이 됐습니다. 부처님은 허공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설법을 시작하셨습니다. 차츰, 부처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설법하는 목소리만 허공에서 들려왔습니다.

여덟 번째 날에는 외도를 믿는 자들이 나섰습니다. “부처와 동등하다는 나형외도, 고행외도, 불을 섬기는 수행자들은 나서시오! 부처님은 놀라운 신통력을 보이고 있소. 막대기를 살려 과일이 열게 하고, 물방울 하나로 호수를 만들어 강이 흐르게 했소. 당신들도 여기 와서 한 가지 신통력이라도 보이시오!”

그러나, 부처님 신통력에 기가 죽은 외도 수행자들은 숨어버리고 없었습니다. 외도 수행자들이 소리도 없이 숨어버리자 외도의 교단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거짓말이 무너진 것이었습니다. 통쾌한 일이었습니다.

외도의 교단이 무너졌지만 부처님은 얼마동안 신통력을 더 보여주셨습니다. 아흐레째의 날, 부처님은 수미산 꼭대기에 올라서 설법을 하셨습니다. 수미산 동쪽 승신주 세계, 남쪽 염부제 세계, 수미산 서쪽 우화주 세계, 북쪽 울단월 세계에 부처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부처님은 수미산 둘레 4주세계 사람들에게 모두 기쁨을 안겨 주셨습니다.

열흘 째 되는 날 부처님은 하늘나라 대범천에 올라 설법으로 대범천 사람들 눈을 밝히셨습니다. 열하루 째 날에는 부처님이 몸을 나누어 여러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여러 부처님이 다시 하나의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허공을 걸어다니고. 물 위를 걸어 다니셨습니다. 마치 땅 위를 걷듯이 여기저기를 다니셨습니다. 손을 뻗어 해와 달을 만지셨습니다.

“부처님이 해와 달을 만지셨다!” 부처님을 따르는 대중은 놀라움을 어쩔 줄 몰라 떠들었습니다.

부처님은 열나흘 째까지 신통력을 보여주며 대중의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셨습니다.
〈사분률(四分律) 5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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