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릴리전뉴스, 참사 현장서 불교계 추모기도 ‘주목’

충격적인 참사에 많은 종교계가 추모를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모였다. 불교계서도 40여 명의 스님들이 임시 제단을 만들어 기도했다. 사진출처=릴리전뉴스

라스베이거스 참사로 인해 서양사회에서는 신(God)과 종교에 대한 회의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만약 신이 있었다면 이런 일을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 가운데 무신론으로 알려진 불교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59명의 사망자, 527명의 부상자를 낳은 라스베이거스 테러 참사 때문에 미국 내 신을 믿는 종교에 대한 불신이 퍼지고 있다고 미국 종교지 ‘릴리전뉴스’가 10월 7일 보도했다. “신이 어디에 있나” “신이 있기는 한가” 등을 외치며 라스베이거스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만약 신이 있다면 이런 일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독교 추모  최다 열기 불구
시민사회 신에 대한 불신 커져
유신론 종교 타격 입어 ‘울상’
깨달음 강조하는 불교에 관심
현장 임시법당도 사람들 관심↑


이에 따라 종교 자체에 대한 많은 이들의 불신이 커져, 유신론의 종교인 기독교 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추모 현장 인근에 기독교와 유대교는 부스를 설치하고 희생자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추모 광장에 가장 많이 모인 단체는 기독교였다. 기독교 복음 전도회는 라스베이거스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찬송가를 전자 음악으로 연주하며 희생자를 위해 노래했다. 성경구절을 소리 높여 읽기도 했다. 그 다음으로는 유대교였다. 유대인들은 시내 건너편 임시 유대교 회당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그야말로 ‘비극’이라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추모의 노래 역시 빠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불교는 조금 다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기타 종교들과 달리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

라오스ㆍ버마ㆍ태국ㆍ스리랑카 출신 40여명의 스님들은 추모현장으로 모였다. 이들은 라스베이거스에 임시 법당을 만들었다. 스님들은 이곳에서 총격으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미얀마 출신 틴 타임즈 스님은 “이미 일어난 일이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기도뿐이기에 열심히 기도하고자 나왔다”며 “그들은 모두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며 같은 한 공동체의 일원이다. 언제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인생은 이렇게 덧없다. 아무것도 모르고 죽어간 그들이 안타깝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태국 불교 스님들은 법회를 위해 미국 오그던 402번가를 개방하기도 했다. 각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찾은 법회에는 불교문외한들도 많았다. 하지만 스님들이 불교에 무지한 사람들에게도 상냥하고 따듯하게 대해줘 의구심을 갖고 다가왔던 사람들도 점차 마음을 열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법회를 주최한 친가득 스님은 △화내지 말라 △질투하지 말라 △스스로 편안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라는 등의 가르침을 강조했다. 스님은 “몇몇 사람들은 분노를 조절하기 힘들어한다. 스스로 항상 살피고 오로지 스스로를 바라보라”고 당부했다.

‘스탠다드’는 “불교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태와 극명히 대비된다. 불교를 알았더라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평화를 증진코자 노력하는 승려들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날 402번가를 방문한 미국 ‘스탠다드’지 취재기자는 “불교는 홀로 고고함을 외치거나 무력하게 신을 찾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삶을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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