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 총무원장 당선까지의 기록

“종단이 처한 어려움을 종도들과 어떻게 헤쳐 나가고, 국민들로부터 신망 받는 교단을 만들어가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지난 9월 8일 수덕사 취송당서 열린 교계 기자간담회. 설정 스님은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밝혔다.

스님은 “뜻있는 사부대중과 더불어 연구하고 계획해 종단 발전을 위한 인생의 마지막 불사를 하는 것이 내 바람”이라고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불교계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서울대 졸업 문제에 대해 정면돌파하는 자리기도 했다. 스님은 “학력과 관련해 국민과 불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해 오해가 생긴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학력 논란은 승려로서 저의 불찰이고 부덕”이라고 참회했다.

이후 10월 12일 총무원장 당선까지 35일 동안 설정 스님은 종도들을 만나고 의견과 경책을 들으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9월 18일 설정 스님은 총무원장 후보 등록을 마치고 기호 1번을 배정받았다. 첫 일정은 서울 돈암동 흥천사의 ‘느티나무어린이집’ 방문이었다. 설정 스님은 어린이들을 일일이 안아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줄 것을 당부했다. 흥천사 주지 금곡 스님과 선거대책본부 스님들에게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린이 포교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후보자 자격심사 마친 9월 26일부터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서 설정 스님을 비롯한 후보들은 종책발표 기자회견 등 선거운동에 본격 들어갔다.

설정 스님은 9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서 종책설명회 및 출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행종풍을 진작하고, 시대에 필요한 교육과 포교시스템 확립을 통해 한국불교와 종단의 저력을 열어 보일 것”이라고 밝힌 스님은 10대 정책 기조를 공약으로 내놨다.

10대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한 공약들을 종도들에게 알리기 위해 설정 스님은 24개 교구본사 등을 다니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10일 가량의 연휴가 겹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진짜 어려움은 적폐청산연대와 불교계 인터넷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들이었다. 선거대책본부에서 선거운동과 해명 작업을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선거대책본부 홍보기획단장 정만 스님은 “무작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근거없는 비방과 공격에 대해 합리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선거운동이 마무리되는 10월 11일 저녁 6시 설정 스님은 그간의 소회를 담은 호소문을 발표했다. 스님은 “짧은 기간이지만, 원로 스님과 본사 주지·중진 스님들을 비롯한 선거인의 소중한 고견과 경책을 마음으로 듣고 새겼다”며 “저는 앞으로 조고각하하고 하심하며, 종도들의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10월 12일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일. 설정 스님은 234표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9월 8일부터 10월 12일까지 35일 동안의 노정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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