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대 총무원장 당선… “의혹 정리하겠다”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당선인 설정 스님이 선거대책위원회 스님들과 기자회견을 통해 종단화합에 나설 것을 천명하고 있다. 사진=노덕현 기자

인준 원로회의 18일, 임기는 31일부터 시작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선거서 기호1번 前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이 당선됐다. 스님은 319명의 선거인단 투표서 총 234표를 획득해 82표를 얻은 기호2번 수불 스님을 압도적인 표차로 제쳤다. 무효표는 3표.

설정 스님은 10월 12일 오후 3시 개표가 이뤄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서 중앙선관위의 당선 공고에 따라 당선증을 전달받고, 조계사 대웅전서 부처님전에 고불을 올렸다. 이후 조계종 총무원 1층 로비서 당선인 기자회견을 통해 “막중한 소임을 맡겨주신 종도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달리는 말은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뜻을 거울삼아 신심과 원력을 다해 종단 발전에 쉼 없이 진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설정 스님은 또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뜻과 지혜를 모은다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저는 기꺼이 그 길에 나설 것이며, 종도 여러분들과 도반이 돼 함께 걷고자 한다”면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선거대책위원회 스님들 이하 모든 스님, 선거에서 함께 경쟁한 수불 스님과 혜총 스님, 원학 스님께도 존경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종훈 스님(왼쪽)이 제35대 총무원장 당선인 설정 스님에게 당선증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노덕현 기자

설정 스님은 지난 8년간 총무원장 소임을 맡은 자승 스님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스님은 “사회 곳곳의 어두운 구석을 살피시며 종단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했고, 대중공사를 통한 종단 쇄신에 박차를 가했으며, 승가복지의 뿌리를 내리는 등 불교와 종단 중흥의 결실과 노고는 실로 크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처님께서는 ‘계율을 같이 지니고, 소견을 같이 나누며, 항상 서로 자비롭게 말하고, 언제나 남의 뜻을 존중하고 화합하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우리 모두 일불제자로서 원융무애의 화합으로 새로운 한국불교를 열어 나가기를 발원한다”고 덧붙였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현재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설정 스님은 “어떤 방법이든 깔끔하게 소명하겠다. 그게 종단에 도움되는 일”이라며 “문제들을 종도들과 함께 논의해 의혹이 더 이상 불거지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적폐청산 요구 등 종단화합과 개혁을 위한 가치로는 ‘정화정신’을 꼽았다. 설정 스님은 “청정승가와 수행정진을 위한 정화정신을 되살리겠다. 이는 스님이 스님다운 것, 여법한 것을 의미한다”며 “스님들이 진실하고 청정하다면 사부대중이 신의하고 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종단 문제를 하나하나 종도들과 뜻을 같이 하면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당선증을 전달받은 뒤 조계사 대웅전서 부처님께 고불을 올렸다. 사진=노덕현 기자

당선인 기자회견에 이어 설정 스님은 4층 접견실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종단 주요소임자 스님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서 자승 스님은 “35대 총무원장에 당선되신 걸 축하드린다. 종단안정과 화합을 위해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에 설정 스님은 “8년간 종단을 잘 이끌어주시고 많은 업적을 남기신 데 대해 종도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 수고하셨다”고 화답했다.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홍 스님,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도 종단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잘 보필할 것을 다짐했다. 자리에 함께 배석한 설정 스님 선거대책위원회 지도위원장 일면 스님은 “오랫동안 수행정진 하시고 큰 원력을 세운 스님이 사부대중과 함께 (종단운영을) 잘할 수 있게끔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35대 총무원장을 인준하는 원로회의는 10월 18일 오후 2시 열린다. 이 자리서 설정 스님의 총무원장 인준이 확정되면 10월 31일부터 4년간의 임기가 시작된다.

총무원 주요 소임자들을 만나 환담을 나누는 설정 스님. 사진=노덕현 기자
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35대 총무원장 당선인 설정 스님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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