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이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교계는 호스피스에 대한 준비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병원전법단, 전국비구니회 등이 개별적인 자체 교육을 실시할 뿐 종단 차원의 표준화된 교육체계가 없어 일반사회로부터 공신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약 1년 전, 조계종 포교원은 활동영역이 일부 겹치면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불교호스피스협회와 병원전법단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교육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고자 각 교육과정을 종단이 인증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새해가 되면 연찬회를 열겠다고 전했으나 법 시행에 발맞춰 대안이 도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100명이 넘는 불교호스피스 활동가가 배출됐음에도 현장에 남은 스님이 10%에 불과하다는 소식은 불교계가 그동안 호스피스에 얼마나 관심을 두지 않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동안 제 발로 법당을 찾아온 사람들 위주로 법을 전하고, 사각지대에 처한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손길을 내밀지 못한 과거가 또다시 이어지는 셈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불자임에도 불교호스피스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임종 전 개종한다는 서글픈 얘기가 간간히 관계자들로부터 들린다. 이 모습은 ‘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강조하는 불교 본연의 가르침에 결코 맞지 않다.

중생의 고통을 외면하는 불교는 더 이상 불교가 아니다. 작은 목소리라 할지라도 어려움에 처한 이가 불교를 찾는다면 따뜻한 손길 내밀 수 있는 방법을 사부대중이 함께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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