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

진흥원 화요강좌… 주제: 미세먼지 기후위기시대 해법
 

미세먼지와 폭염이 한반도를 뒤덮었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져 가뭄과 폭염, 사막화로 이어졌다. 지구의 온도는 벌써 1도 올랐고 4도가 오르면 전 인류는 멸망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은 9월 17일 대한불교진흥원 화요열린강좌에서 ‘미세먼지 기후위기시대 해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오 총장은 “무관심속 계속 진행된 기후변화 속에 아시아에 사막화가 집중됐다. 청정에너지에 의존하려고 하지 말고, 공동체로 모여 함께 나무 심어 지구를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형 기자
오기출 사무총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시민단체 ‘푸른아시아’를 설립해 20여 년간 기후변화의 현장에서 헌신해왔다. 특히 2013년부터는 기후변화와 건조화로 피해를 입고 있는 미얀마 중부 건조 지역에 지부를 설립해 적합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환경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생명의 토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기후변화 속
아시아에 사막화 집중돼
청정에너지 목매지 말고
공동체 속에서 나무심자


우리는 기후변화 얘기를 주로 유명한 영화라거나 성공한 사업가에 의해 듣곤 했습니다. 그래서 혹여나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우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 현장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입니다. 오늘 그 기후변화의 끔찍한 현장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에피소드1. 정선에 귀농한 이영수씨
제 대학 동기 이영수 씨는 과거에 대기업을 다니다 뜻을 품고 귀농했습니다. 강원도 정선으로 가 곶감을 만들기로 했죠. 이 친구는 매우 부지런히 일했는데 빚쟁이가 됐습니다. 왜 성실한 농부인 이영수 씨는 빚쟁이가 됐을까요? 2015년, 영수 씨는 수중의 모든 돈을 투자해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해 여름, 비가 얼마나 왔는지 아십니까? 40ml 왔습니다. 내려야 할 비의 40%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빚을 내 곶감농사를 유지했습니다. 문제는 10~11월 곶감을 창고에서 말리는데, 비가 오지 않아야 할 10~11월에 폭우가 내렸습니다. 그렇게 곶감은 상해버렸습니다. 결국 영수 씨는 1억3,000만원의 빚쟁이가 됐습니다. 만약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영수 씨는 돈을 좀 벌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땅이 갈라져있는 가뭄 사진을 보면 놀라죠. 그런데 땅이 전부 갈라진 이 사진, 올해 우리나라 농촌 사진입니다. 우리는 기억도 못하죠. 비가 그렇게 안 왔나? 도시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물은 틀면 시원하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가뭄이 심한지도 모릅니다. 자 그렇다면 농촌은 이런 피해를 입었고, 도심은 어땠을까요? 작년 여름 기억나시나요? 무척 더웠습니다. 기록적 폭염에 도시 사람들은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폭염의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과거 폭염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작년의 폭염은 열적고기압 때문이었습니다. 열적고기압, 생소하시죠? 한국 기상협회에 의하면 작년 한국의 폭염은 몽골과 중국 유라시아, 중아시아의 사막화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시아에 한 번도 없던 현상입니다. 오직 유럽에서만 있었습니다. 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유럽으로 넘어간 것이 열적고기압입니다. 그런데 작년 아시아에서 처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열적고기압이 한반도에 또 찾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영수 씨는 빚쟁이가 되고, 작년과 올해 폭염이 진행됐을까요? 1도 상승 때문입니다. 여러분 생각에 1도는 별게 아니죠?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사이에도 몇 십 도씩 왔다 갔다 하니까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세계 온실가스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는 어디서 늘어났을까요? 세계적으로 유럽의 온실가스는 14톤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오로지 아시아에서만 100억 톤이 늘어났습니다. 지구의 온도가 1도 올랐고 총 320억 톤의 온실가스가 느는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하루에 청계천 물이 2만 5천 톤 흐릅니다. 320억 톤이면 청계천 물이 1348년 동안 흐를 물입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청계천서 흐른 물 양의 온실가스가 매년 공기 중에 쌓여있다는 것입니다.
 

에피소드2. 몽골 울란바토르 어린이 환경난민 남매 구하기
1도가 이정도인데 2도 오른 나라도 있을까요? 몽골입니다. 몽골은 우리와 매우 가깝죠. 몽골에 갔다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포크레인 운전사가 쓰레기를 들어서 버리는데 그 속에 아이가 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아이는 고철 쓰레기를 주워 팔기위해 쓰레기 더미로 들어갔고, 운전사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자신의 일을 한 거죠. 그 남자아이의 누나가 뛰어가 겨우 구해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살았습니다. 남매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아이들의 가족은 원래 유목을 했다고 합니다. 가축을 1300마리 키웠다고 해요. 겨우 6개월 전에도 아침에 일어나 젖을 짜서 우유를 마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풀과 물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니 1300마리의 가축들이 다 죽었죠. 그래서 부모를 따라 도시로 왔고 살기위해 고철 쓰레기라도 주워 팔게 된 거죠. 1도와 2도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영수 씨와 타미르 남매의 차이죠.

몽골은 인구가 300만 명입니다. 한반도보다 7배 큰 땅에 서울인구 1/3도 안 되는 사람이 살고 있죠. 이렇게 인구도 적은 몽골이 어쩌다 세계에서 온도가 가장 많이 오르게 됐을까요?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온실가스 영향입니다. 이미 몽골에선 1100여 개의 호수와 800여 개의 강이 사라졌습니다. 2000년도의 몽골은 대초원지대였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초원의 나라이자 말을 탈 수 있는 몽골이 2000년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겨우 7년 뒤인 2007년 사진을 보면 완전히 모래땅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축을 키우던 유목민들은 순식간에 가축을 잃고 환경난민이 됐습니다.

몽골의 사막화는 선진국의 쇼핑 때문이기도 합니다. 2007년 말, 우리나라 인터넷을 달군 명품 소재가 있습니다. 바로 염소 털로 만드는 캐시미어입니다. 인터넷에서는 1% 사람만 입을 수 있는 이태리 명품이라고 화제였습니다. 갑자기 캐시미어에 대한 수요와 가격이 올라가니까 몽골 금융자본들이 염소 키우는 것을 지원합니다. 그러면서 몽골 내 4백만 마리 있던 염소가 갑자기 2천만 마리가 됩니다. 염소는 뾰족한 발로 땅을 파 먹습니다. 그래서 염소가 지나간 자리는 모래만 남죠. 2천만 마리의 염소가 땅을 삽시간에 사막화 시켰습니다. 그리고 늘어난 염소로 캐시미어 값은 폭락했습니다. 금융권에 캐시미어를 위해 빌린 돈의 이자율만 25%가 됐고, 이자를 낼 돈이 없어 야반도주하고 결국 또 난민이 됩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몽골 인구의 10%는 환경난민이 됐습니다. 전쟁난민은 전쟁이 끝나면 돌아갈 고향이 있지만 환경난민은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이것이 2도씨입니다.


에피소드3. 충남 당진군 홍양훈 씨
충남 당진군에 사는 홍양훈 씨는 집안내력 대대로 폐암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양훈 씨를 포함 마을 사람들 18명이 폐암에 걸렸습니다. 무슨 일 일까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력발전소가 어디 있는지 아시나요? 중국도 미국도 아니고 당진에 있습니다. 폐암에 걸린 18명의 주민들은 그 근처에 살던 사람들입니다.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가 아니었다면 천수를 누릴 수 도 있었던 분들이 지금 집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오해 하나 풀겠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황사나 미세먼지의 발원지는 어디일까요? 대부분 중국으로 예상하죠? 그러나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한반도 유입 황사의 주요 발원지는 몽골로, 53~71%나 차지합니다. 미세먼지는 몽골에서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오는데, 중국을 지나며 한층 더 강력한 탄도를 장착하고 한국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도권에 홍양훈 씨는 몇 명이나 될까요? 수도권서는 1년에 1만 5천명의 사람들이 조기 사망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계속해서 현재진행중입니다. 소말리아 등지는 극심한 사막화가 진행됐습니다. 황폐화된 사막 도시 속 한 아이에게 어느 날 넥타이와 양복을 입은 사내가 나타나 집도 식량도 주고 결혼도 시켜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6개월 뒤, 그 아이는 폭탄을 들고 호텔에 가서 자살합니다. 이게 테러의 양상입니다. 테러는 종교와 관계없습니다. 기후변화, 안보, 식량문제는 모두 연결돼있습니다.

전 세계 향후 28억 명이 환경난민전락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기후변화로 죽은 지역의 70%가 아시아였습니다.

“4도가 오르면 식량 생산의 70프로가 감소하여 인류는 굶어죽을 것이다.”환경 전문가가 말할 것 같죠? 아닙니다. 2014년 세계은행이 한 말입니다. 기후변화의 끝은 멸망입니다.


위기의 대안: 백신과 나무심기
그러면 백신이 있을까요? 한번 맞으면 치료가 되는 백신, 아마 있을 것입니다. 기후변화를 일으킨 책임은 우리에게 얼마나 있을까요?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90%는 기업과 관련 돼 있습니다. 일반 2200만 가구는 온실가스의 10%를 발생시킵니다. 절대 책임은 대자본에 있습니다. 그래서 대자본이 책임지고 백신을 만들어야합니다. 그리고 대자본이 드디어 청정에너지를 찾아냈습니다. 석탄과 석유가 가고 청정에너지가 새로이 시작됩니다. 주로 중국에서 발명중입니다. 중국은 2020년까지 8억 톤 석탄 감축위해 2조 5천억 위안(450조원)을 투자합니다. 과연 중국은 지구가 걱정돼서 투자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청정에너지만이 답일까요? 저는 청정에너지가 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백신은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을 위해서만 만들어집니다. 몽골, 미얀마 사람들은 백신 구매가 불가능하죠.

스피노자가 말했습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나무를 심겠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어린 숲일수록 더욱 왕성하게 탄소를 흡입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커뮤니티를 이뤄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기적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는 오늘 커뮤니티를 심겠다’고 다짐해 보세요. 더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관리하고 나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생각해 보세요. 기후 변화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는데 기후변화의 한 가운데 있는 세대. 이들로부터 우리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요. 다 파괴시킨 우리 선조들이라는 말 보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해결한 선조라는 말이 듣고 싶죠. 그렇다면 함께 나무를 심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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