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SPORTS- 불교, 스포츠 분야- 어떻게 적용되나

지난 8월 5일 체육인불자연합회가 평창 월정사에서 개최한 올림픽 선전기원 템플스테이에서 참가 국가대표 선수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불교는 절 수행을 제외하면 매우 정적인 활동이다. 반면 스포츠는 몇몇 종목을 제외하면 매우 동적이다. 전혀 접점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불교와 스포츠는 여러 상관관계와 상호 적용 가능성을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될 수 있다.

골프·양궁 등 집중 필요한 선수
명상·신행 시 긍정적 효과 얻어
선수에게 심리적 안정감 가져와

불교서 운동관 직접 설명 없지만
“육체·정신 건강 유지하라” 강조

노인 체육활동 시 종교 유무따라
일상생활서 만족도 차이 보이기도

불교 경전에서 운동은?
먼저, 불교 경전에서는 운동과 관련된 언급이 있을까? 조계종 호법부 조사국장 지상 스님은 박사 논문 ‘스포츠 포교 방법 연구’에서는 경전 언급 사례를 거의 없으며, 다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것을 당부하는 가르침은 존재한다고 했다.

실제 〈상윳따 니가야〉에는 “수명과 건강, 아름다움과 명성, 명망과 천상, 높은 가문과 고상한 즐거움, 이런 것을 계속해서 소망하는 현자들은 공덕을 지으면서 불방일을 찬탄한다”고 설하고 있다. “수명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게으르지 말라”는 의미인데, ‘몸과 마음을 단련하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상 스님은 “성도 이후에 붓다의 삶은 중생구제를 위해 매일 같이 걷는 것이 일상이었다”면서 “육체적 건강과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높은 가치를 둔 것은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 오히려 정신적 성숙을 위한 굳건한 바탕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교 유무와 경기력의 차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것도 종교의 바탕이라고 한다면, 신행활동 역시 운동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2015년 김영민 씨의 한양대 생활스포츠학과 석사학위 논문 ‘골프 선수들의 종교적 신앙심과 심리적 영향에 관한 사례 연구’에 따르면 종교 신앙행위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불교와 개신교, 가톨릭을 신앙하는 KPGA·KLPGA선수 8명을 선발해 사례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불교를 신행하는 두 명의 골퍼는 마음챙김 명상을 하면서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술회했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달라 정지돼 있는 공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는 종목이라서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하는데 불교의 명상법과 호흡을 같이하면 집중력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불자 골퍼 A〉

"경기 상황에서 잡생각이 들고 불안할 때 명상을 하는데 마음 안정과 집중력을 높여줘 지속적으로 경기 상황에서 많이 활용하려 한다” 〈불자 골퍼F〉

이 같은 사례에 대해 김 씨는 “장시간 경기를 진행하는 골프는 집중력을 꾸준히 유지키란 좀처럼 쉽지 않다”면서 “명상 수행이 하나의 과제에 의식을 집중시키는 훈련 방법인만큼 주의력·집중력 향상을 증진시키는 방법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를 하는 노인이 종교 유무에 따라 생활 만족도가 차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승훈 씨의 명지대 사회체육학과 석사논문인 ‘종교유무에 따른 노인의 스포츠 활동이 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는 경기도 노인시설에서 활동 중인 65세 이상 43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종교와 스포츠 활동을 모두 하는 노인이 종교 없이 스포츠만 하는 노인보다 생활 만족도가 높았다.

이 씨는 “종교기 노인의 생활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따라서 종교는 무력감, 소외감 등을 느끼는 노인에게 사회활동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새로운 인간관계의 회복을 갖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상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
최근에는 불교 수행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이하 MBSR)과 마음챙김 수행을 선수들의 스트레스 완화에 적용하는 연구들이 스포츠체육학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 심신통합치유학 박사과정 박남수 씨는 2011년 한국정신과학학회지에 발표한 ‘MBSR이 양궁선수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통해 양궁선수 선수 3인에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면담을 실시해 변화 상황을 살폈다.

선수들은 “집중하고 복부나 다른 감각 쪽에 마음챙김을 하다보니 훨씬 더 집중되는 것 같았다”, “배로 호흡하다보니 긴장도 풀리고 컨트롤하기 쉬었다” 등 인지적·신체적 불안이 감소하고, 자신감과 긍정적인 태도가 배양됐다.

또한, 한국체육대 장덕선·김진호 연구팀을 2016년 스포츠 사이언지에 발표한 ‘마음챙김 명상이 양궁선수의 자기관리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양궁협회에 등록된 대학선수 11명에 대해 위빠사나 명상 등을 활용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진행 결과 이 같은 명상프로그램은 경기력, 자기통제, 스트레스 대체 능력 전반에서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마음챙김 명상의 특징은 ‘바로 지금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양궁의 특성도 한발 한발 쏠 때마다 집중을 요하는 종목이다. 마음챙김 명상이 매 순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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