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 스님

4대강 황폐화 심각한 수준
지난해 100일 순례 진행 중
‘재자연화’ 원력 굳건해져
3년간 10만 그루 심기 돌입

 

‘4대강 재자연화’

다소 생소한 이 단어를 묵묵히 실천해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불교환경연대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4대강의 재(再)자연화를 위해 강 일대에 왕버드나무를 심고 있다.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 스님은 9월 2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 4월 한강을 시작으로 9월 23일 영산강 일대에 2차 버드나무 심기를 완료했다. 30일에는 한강을 다시 찾아 버드나무들이 잘 라고 있는지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교환경연대는 현재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3년간 버드나무 10만 그루 심기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4대강 일대에 왜 버드나무를 심겠다고 마음먹었을까. 바로 ‘생명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법일 스님은 “지난해 ‘4대강 100일 순례길’을 진행하며 다 망가진 강의 모습을 봤다. 강은 흘러야 하는데 호수처럼 고여 있으니, 썩어버려 악취가 진동하기도 했다”면서 “치유의 의미로 버들을 한 손에 들고 계신 ‘양유관세음보살님’처럼 우리도 버드나무를 통해 4대강을 살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스님에 따르면 버드나무는 수질 정화에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이들이 심는 왕버드나무는 아름드리나무처럼 커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이들은 여주 신륵사에 묘목장을 만들었다. 내성천에서 가져온 버드나무를 이곳에서 길러 4대강 일대로 옮겨 심는 작업이다. 모든 단계가 녹록치 않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묘목을 기르고, 옮겨 심고, 물을 주고, 관리하는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 지금은 여주환경연합에서 묘목 관리를 도맡아 해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3일 영산강에 버드나무를 심을 때도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동참해 의미가 깊었다. 법일 스님은 “시민들이 ‘나무 방생’이라고 하며 흥겹게 참여한다. 자신이 강물 정화를 위해 동참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뿌듯해한다”면서 “앞으로는 불자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증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불교환경연대는 버드나무 심기 뿐 아니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새로운 구상을 하고 있다.

“묘목을 더 많이 기를 겁니다. 이에 더해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4대강 순례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심각성을 깨닫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요. 이 때문에 시민들이 직접 강을 보고,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알게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4대강 구간 마다 코스를 나눠, 하루 순례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산림(山林)’의 종교로서 불교의 역할을 꿋꿋이 수행해가겠다는 불교환경연대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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