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원력·공심 강조하며 승풍진작에 방점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자 기호1번 설정 스님은 교구중심제를 통한 한국불교 경쟁력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설정 스님은 9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서 종책설명회 및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수행종풍을 진작하고, 시대에 필요한 교육과 포교시스템 확립을 통해 한국불교와 종단의 저력을 열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불교 미래를 위한 가치로 신심과 원력, 공심을 강조한 설정 스님은 종단 운영 10대 기조와 60대 과제를 수립했다. 10대 기조는 △수행가풍과 승풍 진작 △교구중심제 강화 △대중공사에 기초한 종단 쇄신 △종무행정시스템 개선 및 종단재정 안정화 △불교·전통문화에 대한 획기적 국가정책 수립 △승려복지시스템 확대 및 내실화 △승가교육 체계화 및 전문인재 양성 △포교정책의 다각화·내실화 △한국불교의 세계화 △종단의 사회적 역량 강화 및 대국민 신뢰 제고 등이다. 스님은 이 중에서도 교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교구중심제에 무게를 실었다.

설정 스님은 교구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교구 행정시스템 구축 지원과 말사주지 인사권 교구 이양, 대규모 광역자치단체 교구본사급 사찰 설립 등을 꼽았다. 스님은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함으로써 교구가 수행과 포교, 전법의 자치공동체로 거듭날 때 효율적인 종단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교구의 독자적 행정·포교시스템 구축은 물론 각 교구의 특성과 장점을 장려하는 전략적 접근을 통해 교구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이외에도 승풍 진작을 위한 총림과 본사단위 수행결사, 종단차원 출가TF 구성을 비롯해 생애주기별 승려복지모델 구축을 통한 수행생활 지원 등을 주요 종책과제로 강조했다. 또한 복지와 교육·포교분야 등에서 역량을 키워나가는 비구니의 원활한 활동을 돕기 위한 비구니부 신설 및 특별교구 설립 추진도 눈에 띈다.

기자회견에서 설정 스님은 총무원장 당선 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으로 ‘승풍 진작’과 ‘올바른 승가상 확립’을 꼽았다. 스님은 “사부대중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종단을 만들어 불교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이 환희심을 낼 수 있고, 위로 받을 수 있도록 여생을 바치고 싶다”면서 “승려는 머리를 깎은 순간부터 공인이다. ‘나’를 내려놓고 불교 발전과 중생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적폐청산 요구 등 갈등상황에 대해서는 “대화합 차원에서 충분한 대화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익에 집착하거나 이교도와 함께하는 성토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당부했다.

설정 스님은 “종단은 율장에 근거한 원칙과 종헌종법을 통해 질서가 유지된다. 사부대중 전체가 불교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접근한다면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작은 이익에 집착해 종헌종법을 무시한다든지, 이교도들과 종단 모순을 성토하고 비판하는 건 종단 자체를 훼손하는 일이다. 이런 것부터 자제하고 서로 반성한다면 모든 문제는 승가 화합정신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정 스님은 끝으로 “출마를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종단의 문제를 정리해달라는 요청과 질책이 있어 이 자리에 섰다. 개인의 안일함을 위했다면 방장과 원로의원으로 사는 것이 가장 편하겠지만 마지막 힘을 다해 부처님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출마배경을 밝혔다.

# 후보와의 질의응답

교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인가요?
- 삼국시대에는 화엄종이나 법상종 등 다양한 종파가 나름대로의 특징에 따라 발전해왔죠. 이처럼 교구들이 어느 곳은 선(禪)을, 어느 곳은 강(講)을 중심으로 활성화하는 것들이 곧 경쟁력이 됩니다. 이후 수행가풍과 승풍 진작은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생각합니다.

선학원 문제에 강공책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예측은 어떻게 보십니까?
- 오산입니다. 선학원은 불교 정화를 시작했던 곳이고, 외색불교를 반대한 순수한 곳입니다. 그 정신은 오롯이 실현돼 한 덩어리가 돼야 합니다. 화합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스님 올해 연세가 77세로 건강을 걱정하는 주변 목소리가 많습니다.
건강은 아주 좋습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 80 넘어서도 일하는 분들이 많죠. 그에 비하면 젊은이 아닌가요?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