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남북통일 기원 ‘제3회 산사음악예술제’

천년고찰 고양 흥국사(주지 대오)는 9월 23일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제3회 산사음악예술제를 개최했다.

짧아진 해에 금세 어둠이 찾아온 북한산 자락. 캄캄한 만큼 더 하얗게 부서지는 달빛 별빛을 벗 삼아 북한산 흥국사를 오르는 시민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를 따라 가을의 절정을 만나러 가는 걸음걸음이다.

천년고찰 고양 흥국사(주지 대오)는 9월 23일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제3회 산사음악예술제를 개최했다. 이날 경내를 가득 메운 3,000여 시민들은 바쁜 일상을 벗어나 숨을 고르며, 음악과 산사의 가을밤을 만끽했다.

시민들이 흥겨운 무대에 환호하고 있다.

첫 무대에는 고양시종교인평화회의 연합합창단이 올라 종교 화합 및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합창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홀로 아리랑’ 등 공연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 트로트 가수 한가을, 세토토닌 예술단 등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이 무대에 올랐다.

대미는 소리꾼 장사익 씨가 장식했다. ‘꽃구경’ 등 주옥같은 노래가 연이어 펼쳐지자 시민들은 크게 환호했다. 장사익 씨는 “더운 여름을 지나 열매의 결실을 맺는 가을, 이 좋은 계절에 흥국사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기쁘다”면서 “모든 것을 차별 없이 비추는 달님처럼 두루 밝고 평안한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뿐 아니라 다채로운 먹을거리, 볼거리는 시민들의 오감을 사로잡았다.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보내며 연신 즐거워했다.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세토토닌 예술단.

이성중·김경숙(서울 은평구) 부부는 “흥국사에서 가을을 즐기니 더욱 좋다”면서 “종교를 초월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연다는 점이 매우 좋다. 불교가 앞서나가는 행보인 것 같아 불자로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한 세 남매의 손을 이끌고 온 김민석(수원 영통구) 씨는 “시원한 가을밤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면서 “아내와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 앞으로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무대의 대미를 장식한 소리꾼 장사익 씨.

이번 행사는 특히 조선시대 왕실 원찰로서 국태민안을 기원했던 흥국사에서 오늘날 한반도 평화 통일을 다시 한 번 염원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흥국사 주지 대오 스님은 “고양시 종교인들이 한데 모여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음악회를 개최했다”면서 “오늘 메시지가 북녘에도 울려 퍼져 하루 빨리 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성 고양시장은 “오늘 오신 모든 분들이 고즈넉한 산사에서 마음속의 욕심을 버리고 행복을 얻어 해탈문으로 입문하시길 바란다”면서 “남북관계 위기 속에서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모든 종교가 한 자리에 모인 만큼, 힘을 모아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일궈내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산사음악예술제에는 3,000여 시민이 찾아 경내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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