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오가해 강설

학산 대원대종사 강설|지선 엮음|운주사 펴냄|3만 8천원

〈금강경〉을 이해하는 고전적 길잡이

선적·교학적 지식과 현대적 해설 돋보여

규봉종밀, 육조혜능, 부대사, 야부도천, 예장종경 등 다섯 조사의 〈금강경〉 주석을 모아 엮은 〈금강경 오가해(五家解)〉는 금강경을 이해하는 고전적 길잡이, 금강경 공부의 기본 텍스트, 금강경 해설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진다. 여기에 함허득통 스님이 설의를 붙이니 ‘육가해(六家解)’가 되고, 다시 학산대원 스님〈사진〉이 강설을 덧붙이니 ‘칠가해(七家解)’가 되었다. 이 일곱 선지식들의 주석이 〈금강경〉을 이해하는 깊고 바른 안목을 전해줄 것이다.

〈금강경〉은 대승불교의 대표적 경전이다. 당연히 대승불교권인 중국과 한국서도 종파를 떠나 가장 널리 읽히면서 큰 영향을 끼쳤다. 402년 구마라집에 의해 한문으로 번역된 이래, 육조 스님 당시(700년경)에 그 주석서가 800종이 넘었다 하니, 가히 〈금강경〉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짐작해볼 수 있다.

〈금강경오가해〉는 그 많은 주석서 중 다섯 조사의 주해를 모아 엮은 것으로, 당(唐)나라 규봉 종밀(圭峰宗密)의 〈금강반야경소론찬요(金剛般若經疏論纂要)〉, 당나라 육조 혜능의 〈금강반야바라밀다경해의〉, 양나라 부대사의 〈금강경송〉, 송나라 야부 도천의 〈금강경주〉, 송나라 예장 종경의 〈금강경제강〉이 그것이다. 선과 교의 일치를 주장한 규봉의 주석에는 논리적이고 교학적인 측면이 드러난다. 중국 선종의 6조인 혜능은, 그 자신이 금강경의 구절을 듣고 깨쳤으며, 자성청정한 본심을 강조한다. 혜능으로부터 〈금강경〉이 선종의 소의경전이 되었다. 재가 거사인 부대사는 경문에 송을 붙여 표현했는데, 주요하게 지혜바라밀을 강조한다. 임제의 6세손인 야부는 경의 요지를 간결한 선적 언어나 송으로 표현했으며, 주로 평상적인 도리를 드러내 보인다. 종경은 무상을 밝히는 것이 경의 취지이며, 따라서 허망한 상과 지견을 쓸어버릴 것을 권한다.

그리고, 조선조 함허득통 스님이 〈금강경〉 경문과 다섯 조사(주로 야부와 종경)의 주해에 다시 주석을 덧붙이니 이것이 〈설의〉이다. 분량상으로 보아도 함허의 주석이 가장 많고, 내용상으로 보아도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설명으로 경의 이해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므로, 그의 〈설의〉까지 합해 〈금강경 육가해〉라 칭해도 부족하지 않다. 여기에, 현재 오등선원에 주석하면서 납자들을 지도하는 학산대원 스님이 곳곳에 선적(禪的) 안목으로 현대인에게 맞게 강설을 덧붙이니 이제 현대판 ‘칠가해’가 된다 하겠다.

〈금강경〉은 역사적으로 한국불교계서 가장 사랑받은 경전인 만큼, 그에 대한 해설서가 속된 말로 발에 치일 정도로 많다. 그리고 다양하게 저술된 책들은 한편으로 금강경에 대한 이해를 보다 폭넓게 해주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금강경의 본체를 보지 못하고 곁가지만 보거나, 전혀 엉뚱한 곳에서 헤맬 우려도 있다. 그래서 항상 중요시하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근본이다.

〈금강경〉 해설에 관한 한, 〈오가해〉가 기본이고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오가해〉가 엮어질 당시 이미 수천(?) 종에 달했을 금강경 주석서 중에서 가리고 가린 다섯 주석과 해동(조선)선의 안목(함허)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학을 꿰뚫어 대강백 혼해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으며, 고암 대종사로부터 전법을 부촉받아 눈푸른 납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대원 스님이, 경의 요처마다 선적, 교학적 안목과 현대적 시선으로 해설을 덧붙여 그 가치를 더한다.

▲저자 학산 대원대종사는?

1942년 경북 상주서 태어났다. 14세인 1956년 상주 남장사서 고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동산 스님을 계사로 득도 수계했다. 대교를 이수하고 혼해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으며, 이후 제방선원에서 정진 수행했다. 1973년 해인총림에서 고암 방장실을 참문하고 공부를 점검하던 중 홀연히 깨닫고 오도송을 지어 고암 대종사로부터 전법게를 받았다.

1988년 계룡산 제석사 터에 학림사를 창건하고 오등선원을 열어, 간화선 수행 가풍의 진작과 선불교 대중화에 진력한다. 전국선원수좌회 수석대표를 역임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2013), 대종사(2014), 종정 자문위원(2017)으로 위촉돼 정진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