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새 바람이 달라졌다. 바람이 달라진 것은, 바람이 스치고 지나온 것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가을을 알아차린 산새의 날개를 스치고, 길어진 밤이 피운 가을꽃들을 스치고 지나간다. 달라진 바람이 불어온다. 내일은 나의 가슴을 지나가리. 나는 꽃들이 흔들리듯 그냥은 있지 못하리. 그리고 내일, 너에게 닿는 바람은 그렇게 나를 스쳐간 바람일 것이다. 너 또한 그냥은 있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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