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五體投地)는 무릎을 꿇고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낮은 자세로 이땅의 모든 생명에 경외심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사회 어려운 이웃들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거리에서 오체투지 해 온 스님들이 있다. 행위로서의 오체투지 뿐만이 아닌 승려라는 일종의 권위까지 투지한 스님들, 바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다.

2012년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하소연을 들은 스님들이 좌복을 박차고 나섰다. 모든 아픔이 있는 낮은 곳으로 향하겠다며 출범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5주년은 스님들이 진정한 불제자로 거듭난 5년 이었다.

2012년 스님 5명이 작은 책상에서 시작한 사회노동위는 그동안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메시지를 세상에 던져왔다. 쌍용차 희생자를 비롯해 해고노동자, 청소노동자, 세월호 희생자 등 사회 아픔이 있는 곳이 이들의 법당이고, 사찰이었다. 마치 자신의 몸을 던지는 오체투지와 같이 스님이라는 편견까지 깨부수고 피켓을 들고, 때로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으며 사회활동에 나섰다.

자본주의 사회는 필연적으로 힘있는 자와 없는 자, 혜택을 누리는 자와 차별받는 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의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것이 바로 불교의 존재 이유이며, 부처님께서 전하신 가르침의 현대적 발현이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5주년은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또 다른 시작일 것이다. 사회노동위의 활동은 이제부터다. 노동권 뿐만 아니라 인권, 성차별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에 나설 것이다. 차별과 편견으로 생성된 사회갈등이 사라지고, 모두가 화합하며 평등한 그날이 올 때까지 활발발한 활동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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