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불교법당 7주년 맞아

인제대 부산백병원 불교법당이 9월 18일 개원 7주년을 맞았다. 희범 스님과 봉사자들이 병원 라운딩 중 환자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 내 기독교 재단 병원서

유일한 불교 법당으로 문 열어

환자·가족 기도 및 신행 공간

기념식 없이 똑같은 봉사 펼쳐

 

부산 해운대백병원 안 불교법당이 아픈 환우와 병간호로 지친 가족에게 부처님의 사랑을 꾸준히 전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어른 세 사람이면 꽉 차는 5평, 작은 공간이지만 환우가 아플 때 위로를 주는 부처님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불교법당(주지 목종, 이하 불교법당)은 9월 18일 개원 7주년을 맞았다.

대광명사에서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불교 법당은 병원 내 지하 4층에 위치한다. 지하 4층이라 냄새나고 어두울 것이라 상상했지만 법당은 밝고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봉사자들은 “매일 법당을 찾는 환자와 직원을 위해 청소를 잊지 않는다”고 한다. 법당은 환자의 기도처이자 직원이 매일 찾는 신행공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윤희 법당 팀장은 “이 병원은 기독교 재단이다. 하지만 근무하는 직원과 요양보호사 가운데 불자가 많다”며 “그분들은 환자를 돌보다 지치고 힘들 때 사경을 하고 경을 읽으며 부처님을 찾는다. 우리가 환자를 위해 병실 라운딩을 하면 환자를 위한 정보를 주고 기도를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불교 법당에서 포교 소임을 맡고 있는 희범 스님은 “환자를 위한 기도 공간이자 병마와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모든 분들의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개원을 축하하는 특별한 행사는 없었다. 그저 희범 스님과 봉사자들은 평소와 같이 〈법공양〉 책자를 들고 환우와 보호자를 만나기 위해 나섰다. 병실을 돌며 퇴원한 환자와 새롭게 입원한 환자를 확인하고 이름을 메모했다. “짧은 입원 기간이라 해도 기도를 원하는 환자가 있으면 종교에 상관없이 인등을 밝히기 위해 이름을 확인한다”고 했다. 7층 어린이가 있는 병실에 들어갔다가 이윤희 팀장과 봉사자들은 눈물을 머금은 채 “아기 상태가 너무 안 좋다”며 갑자기 말문을 닫는다. 종교가 다르고 불교를 반기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봉사자들은 부처님께 기도하는 걸 잊지 않았다.

희범 스님이 환자에게 염주를 선물하며 격려하는 모습

환자들의 반응도 따뜻했다. 머리가 하얀 어르신은 희범 스님과 봉사자에게 보시금을 내밀며 “와줘서 기도해줘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봉사자들은 이내 손을 휘저으며 “저희는 보시금을 안 받는다”며 “기도, 염주, 법공양 책도 모두 무료”라고 답하기 바빴다. 퇴원해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환자들은 법당을 직접 찾아 편지를 남기고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봉사자들은 병원은 기쁨을 알게 하는 현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봉사자 박미애(54) 씨는 “진정한 만족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수행 도량”이라며 “환우들과 마주하며 기도하다 보면 물질 욕심도 사라지고 기도해 줄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고 했다. 이현숙(51) 씨는 “어릴 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하지만 여기서 만난 환우들은 내 마음을 치료하고 있다”며 “소중한 도반들”이라고 말했다.

대광명사는 병원이 문을 열기 전부터 불교 법당을 개원하고자 노력했다. 주지 목종 스님과 신도들은 개원 전부터 병원을 찾아가 의료기 정리, 청소, 안내 등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부산에서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 가운데 유일한 불교법당으로 자리 잡았다.

대광명사는 “아픈 환우가 힘들 때 부처님을 소개하고 돕겠다는 의지 뿐이었다”고 했다. 현재 대광명사는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불교 법당에서 정기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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