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창립기념 심포지엄서… 불교 대표 발제 진효 스님

경기 고양시 종교인들이 한반도 내 고조되는 긴장과 위기 속에서도 평화적 해결과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5대 종교인들은 각 종단의 특수성을 반영한 평화적 역할을 제안하기도 했다.

고양종교인평화회의(대표회장 대오)는 창립기념 심포지엄 ‘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역할’을 9월 18일 일산동구청 2층 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날 불교계 대표 발제자로 나선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진효 스님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한 종단의 노력이 아닌 전(全) 종교적 행동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진효 스님이 '한반도 평화와 불교의 역할-조계종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진효 스님은 “평화통일은 문명사의 전환을 가져오는 대각성인 만큼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범불교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야한다”면서 “또한 종교계 전체 입장을 모아 종교계의 독자적 남북 교류를 정부로부터 보장받는 ‘종교계 통일대협약’을 검토해야한다. 최소한 종교계의 교류ㆍ인도 사업이 단절됨 없이 지속될 수 있는 근거와 시스템이 마련돼야한다”고 설명했다.

진효 스님은 특히 정부가 지속적 민간교류를 보장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스님은 “문재인 정부가 ‘베를린 신한반도평화구상’에서 밝힌 민간교류의 폭넓은 지원과 관련, 정부가 독점하는 민간교류에 대한 인허가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즉 정부 권한 일부를 민간에 이양해 남북 민간교류의 독자성을 제도화시켜야한다”고 말했다.

범종교적 차원의 활동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데는 모든 종교인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채수일 경동교회 담임목사는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폐쇄적 민족주의의 경계를 넘어 아시아 평화의 공동이념을 모색하는데 기여해야한다”면서 “세계의 자매형제 교회들과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 주변 4강대국들의 시민단체 및 교회와 정보를 교환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은형 신부(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는 천주교 ‘민족화해센터’가 세상의 평화를 고민하는 국제적 포럼의 장이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이 신부는 “단순히 북한에 대한 시선이란 차원을 넘어서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다”면서 “민족화헤센터를 통해 평화 의지를 하나로 모으고 공감대를 형성, 확산시켜야한다. 세계 평화의 상징 내지는 발신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회장 대오 스님은 이날 모인 종교인들에게 어려운 형국일수록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표회장 대오 스님은 이날 모인 종교인들에게 어려운 형국일수록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요즘 일부에서는 핵무기를 다시 들여와야 한다거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이 땅의 평화를 지켜내야한다”면서 “오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뜻을 모은 고양시 종교인들이 먼저 화해에 앞장서자. 종교는 바로 평화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고양시불교사암연합회 소속 길상사 주지 보산 스님, 미타사 주지 정수 스님, 법계사 주지 지성 스님, 봉덕사 주지 현진 스님 등을 비롯해 양영식 고양시정연구원 등 내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고양종교인평화회의는 민족의 평화통일, 종교 간 평화를 위한 상호 대화와 협력, 사회적 갈등 해소 등을 기치로 지난 5월 출범한 바 있다. 흥국사 주지이자 고양시불교사암연합회장 대오 스님이 대표 회장을 맡고 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진효 스님(사진 오른쪽서 두 번째), 채수일 경동교회 목사, 이은형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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