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립 금강대의 총장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D등급과 ‘막말 파문’ 총장사태를 겪은 금강대로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명망 있는 인사를 총장으로 초빙해야 하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금강대는 분명 개교 이래 최대 위기다. 단순히 수장 하나 바뀐다고 위기서 벗어나길 바란다면 그것은 막연한 환상에 불과하다.

진정 구습(舊習)을 떨쳐버리고자 한다면 금강대는 구성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단초로 삼아야 한다. 교수협의회와 교직원노조, 총학생회 입장이 같을 순 없겠지만 위기상황에서 서로를 손가락질 해봐야 나아질 것은 없다. 권리만을 주장할 게 아니라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부터 돌아보는 자세가 우선될 때 상호 신뢰와 대안 모색이 가능해진다.

주요 보직을 맡는 교수 측은 강의의 질을 지금보다 더 높이기 위한 절차탁마에 힘써야 한다. 설문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이 강의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능력 있는 교수라 하더라도 경질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교직원 측은 업무파악과 더불어 학생들에게 명확한 행정안내를 제공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학교육문화와 행정시스템에 발맞춘 빈틈없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학교 측의 미흡함을 최대한 이해하고, 개인과 학교 명예를 높이기 위해 부가적인 학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탓’은 이제 그만하자. 구성원 모두 근기에 맞춘 대기설법을 해줄 지도자가 없다면 부처님 가르침처럼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 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학교 위상을 끌어올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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