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 9월 16일 국회서 포교연찬회

인성교육을 주제로 열린 연찬회에서 박범석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는 종교 인성교육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활발한 토론 등을 진행했다.

국회서 첫 불교 인성교육 논의 화제

국회의원 참여 "불교사상이 대안"

성해영 교수 등 근현대 사상 반영 강조

지홍 스님 "교단 차원서 진흥 추진"

 

“오늘날 우리 교육의 문제점은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임을 청소년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 보살정신 등 상생의 사상은 국가 인성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청소년 폭력사태 등으로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불교계가 국회에서 인성교육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열어 눈길을 끈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은 9월 16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3세미나실에서 ‘미래사회의 인성교육과 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제74차 포교연구실 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을 비롯해 정갑윤, 노웅래 국회의원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이날 세 번째 발제를 맡은 성해영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국가의 인성교육 정책과 불교적 인성교육의 상호 관계’ 주제를 통해 국가 인성교육에서 불교 인성교육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진단했다.

성해영 서울대 교수는 이날 종교 근본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근현대 발달한 종교사상에 인성교육 방법이 있음을 강조했다.

성 교수는 “오늘날 법과 제도로 청소년 인성을 함양하겠다고 나선 사실은 우리 사회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 기초해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반영한다”며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사랑, 유교의 인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을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려는 덕목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종교만큼 공동체의 삶을 강조하는 사상이 없다. 특히 불교의 경우 천혜 자연환경에 자리잡은 사찰이라는 치유와 상생의 인프라, 또 자신을 성찰하는 수행법, 출가자라는 인적 기반은 인성교육의 좋은 기반”이라며 “국가 주도형 인성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이 많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성 교수는 인성교육이 포교나 전법 개념으로 흘러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이슬람 근본 원리주의처럼 종교 근본으로 돌아가 인성교육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성교육의 개념이 근현대 도입된 만큼, 각 종교에서도 근현대 발달한 인권사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 교수는 “불교계에서 인성교육을 진행할 때 불교지식을 쌓는 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 바로 실천이 가능한 공동체 교육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제도와 긴밀한 연결을 통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환 한마음과학원 기획실장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용환 한마음과학원 기획조정실장은 "인성교육의 주체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와 국가가 연대해야 한다. 특히 근본단위는 가정에 있고, 가정에서의 실천을 공동체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발표한 박범석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불교 인성프로그램의 과제로 △명확한 지침과 틀 제시 △효과성 드러내는 논의기구 운영 △평화, 중재, 관용 등 통합적 지혜를 키우는 활동 △불교인성교육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 도입 등을 제시했다.

또 김영래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교수는 “불교 인성교육에 인터뷰, 설문지, 델파이조사 등 경험적 연구방법과 사변적 이론적 연구를 병행해 효과성에 대한 정보를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연찬회를 주최한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모든 중생은 불성이 있다고 했다. 불성이 곧 인성이다. 불교 교단 역시 인간 본성 회복과 함께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연기적 존재라는 삶의 지혜를 전파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찬회에 참여한 대중들이 주의깊게 각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듣고 있다.

정갑윤 국회의원은 “인성 문제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물질만능주의에 젖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잇다른 청소년 폭행사건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오늘의 지혜를 모아 자리이타의 청정 인성으로 원융상생과 공동체로의 불국정토가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15년 1월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해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계종은 2012년 인성프로그램 개발에 나서 13개 인성프로그램을 개발해 청소년 마음등불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2600여 청소년들이 청소년 마음등불 사업에 참여해 인성교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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