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기자간담회서 사실상 출마 의사 밝혀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은 9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기 총무원장 출마 의사를 사실상 밝혔다. 또한 최근 불거진 학위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이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시사했다. 최근 불거진 학력 논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리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가 생겼음을 인정했다.

설정 스님은 9월 8일 수덕사 취송당서 열린 교계 기자간담회에서 “뜻있는 사부대중과 더불어 연구하고 계획해 종단 발전을 위한 인생의 마지막 불사를 하는 것이 내 바람”이라며 총무원장 선거 출마 의사를 사실상 밝혔다.

종단 발전위한 인생 마지막 불사 하고파
現 갈등, 분열 원인… 법규·절차 준수해야
이교도 참여는 상대방 선교 도와주는 일

학력 논란 ‘서울대 부설 방통대 卒’ 정정
“서울대 농과대서 공부해 생긴 오해
제대로 알리지 못했던 부분 제 불찰”


먼저, 스님은 종단의 현행 선거제도가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선거 자체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방법이므로 상대를 이기려는 승부욕이 뒤따르기 때문에 파화합, 장로정신 붕괴, 삼보정재 낭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설정 스님은 “종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종단 선거제도를 개선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종회의장을 마치고 총무원장이 돼 변화를 주고 싶었지만 병으로 도전할 수 없었다”고 그간의 안타까움을 밝히며 “종단이 처한 어려움을 종도들과 어떻게 헤쳐 나가고, 국민들로부터 신망 받는 교단을 만들어가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출마 의지를 사실상 피력했다.

총림 방장이자 종단의 어른으로서 현재 조계종이 놓인 상황에 대해서도 가감없는 진단을 내놨다. 설정 스님은 최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적폐청산 운동은 “교단 분열돼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판과 문제제기는 종단이 정한 절차와 법규를 지키고, 내부에서 먼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스님은 “비승가적이고 반불교적인 건 모두 적폐다. 이기와 독선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어느 집단이든 내규가 있기 마련이고, 그것이 좋은 법이든 미흡한 법이든 일단 따라야 한다. 여기서 일탈하게 되면 모든 것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식구의 문제를 헐뜯기 시작하면 그 집안은 잘 되려야 잘 될 수 없다”면서 “이교도가 종단 문제에 함께하는 것은 어찌 보면 상대방 선교를 도와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설정 스님의 졸업 증명서. 스님은 1976년 서울대 부설 방송통신대를 졸업했다.

이 자리에서 설정 스님은 최근 불거진 학력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설정 스님에 따르면 스님은 1976년 2월 당시 서울대 부설 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했다.

이에 대해 설정 스님은 “학력과 관련해 국민과 불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해 오해가 생긴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개인적 이익이나 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면서 “학력 논란은 승려로서 저의 불찰이고 부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절에 들어와 60여 년을 생활하면서 어떤 것이 승려로서의 바른 삶인가에 대해 어른들로부터 교육받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시간을 허비하면서 아무렇게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리에 배석한 설정 스님 상좌 주경 스님은 학력 논란에 대해 “수원에 있던 서울대 농과대학을 오가며 수업을 듣고, 그곳에서 졸업식을 하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람직한 불교지도자상을 ‘청정’과 ‘여법’이라고 강조한 설정 스님은 끝으로 “우리 교단 사부대중 모든 분들이 식구다. 식구는 이익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화합을 이뤄가야 한다”며 “불자 한분 한분 모두 소중한 자산이다. 내 편 네 편 개념 없이 ‘우리’라는 바탕에서 점차 교단을 개선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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