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안팎이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격렬한 싸움의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각각의 입장에 따라 서로를 적폐로 외치고 있다. 여기에 단식 등 극한투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도법 스님을 중심으로 한 백년대계본부가 갈등 중재를 위한 대화위원회를 6일 출범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시민연대나 총무원이 명분의 불로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양쪽이 서로의 명분을 내려놓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불교계에서는 사회 갈등에는 중재역할을 자임했지만 정작 종단 내부 갈등이 격화될 때 이를 중재하는 역할이 없다시피 했다. 제3자로서 중립적인 위치에 처한 이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화위원회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화위원회 구성 촉구를 계기로 불교계 내 갈등해소 방안을 불자들은 모색해야 한다. 현재 불교는 위기다. 불자인구 감소 300만 시대, 불교 각계는 줄어드는 교세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고령화되는 기성불자와 줄어드는 청년불자로 인해 위기의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불자들은 포교와 전법, 그리고 신심 증장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현재 갈등을 빚는 이들의 명분은 모두 불교를 위함이다. 모두 조계종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갖고 있지만 서로를 극단으로 배제하고 밀어내고 있다.

총무원장 선거를 앞둔 지금, 불교 각계가 각자의 입장을 경청하고 화합해 불교를 혁신해 나가는 모습을 보일 때 불교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종단 안팎이 혼란스러운 지금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불교발전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나가는 또 다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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