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딩산업전’에 장례 주관 승려 ‘페퍼’ 등장

독경을 하고 스스로 북을 두드리고 설법을 하는 ‘승려 로봇’이 개발돼 화제다. 사진출처=Japantimes.com

독경 뿐 아니라 스스로 북을 두드리고 설법하는 ‘승려 로봇’이 개발돼 화제다. 로봇 ‘페퍼(Pepper)’는 로봇이 가질 수 있는 직업 목록에 추가됐다.

일본 다수 언론에 따르면 8월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임종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총망라한 ‘엔딩산업전 2017’에 장례를 주관하는 로봇 승려 ‘페퍼’(Pepper)가 등장했다.
 

소프트뱅크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독경 비용 5만엔… 직업 목록 추가돼


검은색 승복을 입은 로봇 페퍼가 독경을 시작하자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일제히 사진을 찍었다. 독경을 마친 페퍼는 몸을 돌려 설법을 시작했다. “행복에 대한 책을 산다고 그 사람이 바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페퍼는 원하는 종파의 형식에 맞게 북을 두드리고 경전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장례음악 연주, 조문객 접대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전면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장례식을 촬영하고,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를 생중계로 전달하기도 한다.

로봇 독경 비용은 5만 엔(한화 약 52만원)으로 스님이 직접 할 경우의 비용인 20만 엔 보다 훨씬 저렴하다.
페퍼는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만든 유명 로봇이다. 세계 최초의 감정인식 로봇으로도 불리는 페퍼는 상대방의 현재 기분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위로를 건네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닛세이에코’ 업체는 페퍼를 사들여 로봇 승려사업을 시작했다. 업체는 페퍼에게 장례식에 자주 활용되는 경전 내용 및 다양한 의식 절차를 입력했다.

닛세이에코의 야마구치 아쓰시 씨는 “상당수 일본 사찰이 주지가 고령화되면서 후계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찰의 여러 행사를 할 때 로봇이 부주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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