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 스님, 7일 간화선硏 종책토론회서 강조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9월 7일 열린 한국간화선연구소 종책토론회에서 기조 말씀을 하고 있다.

“조계종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우리 종단이 앞으로 살아나려면 깨달음을 향한 수행과 전법이 근본이 돼야 합니다.”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현 종단 상황을 타개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행과 전법이라는 근본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가, 과거 구습서 못 벗어나
사찰·교단 운영 재가자 맡기고
출가자, 수행 본분사 충실해야


수불 스님은 9월 7일 한국간화선연구소가 주최한 ‘4차 산업혁명시대 조계종 수행과 전법의 과제’ 종책토론회에서 기조말씀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수불 스님은 불자인구 300만 명 이탈은 그냥 일어난 일이 아니라 종단 대중 안에 문제와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지금 한국불교계는 일부 지도자의 비행과 편가르기로 불교계 전체가 욕먹고 있다. 시대 중생을 계도해야 할 승가가 오히려 세속인들로부터 지탄과 걱정을 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지도자 위치에 있는 주요 소임자들이 수행과 전법의 본분은 시늉만하고 이해관계와 세속적 욕망만을 추구한다면 어떻게 전법이 되고 종단과 스님들이 어떻게 존경과 신뢰를 받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언제까지 기도불공, 천도의식, 문화재관람료로 종단을 유지할 것인지를 지적했다.

70년 전 봉암사 결사 당시 선각자 스님들이 주창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결사 정신을 강조한 수불 스님은 교단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과감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사찰이나 교단 운영은 과감히 재가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승가는 수행과 전법의 본분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조계종이 전승해 온 직지인심 전법도생의 종지와 수행법이 옳은 방향이고 길”이라며 “소납은 이 길이 종단이 사는 길이고 한국불교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고 인류에게 기여하는 길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간화선연구소는 9월 7일 서울 안국선원 큰법당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조계종 수행과 전법의 과제'를 주제로 종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연구소장 미산 스님이 주제 발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종책토론회에서는 한국간화선연구소장 미산 스님이 ‘인공지능시대와 수행 종책에 대해’와 백도수 능인불교대학원대학 교수 ‘4차 산업혁명시대 전법 과제’를 각각 발표했다.

미산 스님은 종단 차원의 수행 전문 연구소 설립·운영을 비롯해 수행센터를 체계적으로 지원·관리할 법령 마련, 종단 차원 수행 전문 웹사이트 구축 등을 제안했다.

백 교수 역시 조계종 전법 방향으로 △생애주기별 전법 프로그램 마련 △수행 전법 자료공유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 △사회적 봉사활동 강화 △전법교육 혁신 등을 내놨다.

또한, 주제발표 이후에는 고불총림 백양사 주지 토진 스님,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 부산 미타선원장 하림 스님, 조계종 교육아사리 정운 스님, 조은수 서울대 교수, 이언오 바른경영연구소장 등의 토론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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