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소외계층 위한 템플스테이 ‘훈훈’

다문화가족·장애인 등에

심신 치유프로그램 제공

외부 기관과 협력 통해

템플스테이 기획도 나서

고즈넉한 산사의 템플스테이가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시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광주 무등산 증심사(주지 연광)는 광주지역 다문화가족과 유학생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8월 25~26일 1박2일 동안 진행했다. 이날 템플스테이에는 파키스탄 출신 5명을 포함해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베트남, 일본, 캄보디아 등 다문화가족 30여 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참가자였지만 템플스테이를 통해 한국불교를 체험하고 즐기는 모습은 지구촌이라는 지붕 아래 한 가족과 다름없었다. 참석한 가족들은 △증심사 안내 및 사찰예절 △예불 △스님과의 차담 △자비명상 △놀이체험 △보물찾기 △단청체험 등에 참여해 가족 모두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파키스탄에서 유학을 온 라임(27) 씨는 “절에 와서야 처음으로 한국문화를 배우고 즐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비록 종교적 뿌리는 다르지만 앞으로 한국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참가소감을 말했다.

증심사는 다문화가족 및 유학생 템플스테이 외에도 아토피피부염에 힘들어하는 아동을 위한 건강 템플스테이도 준비하고 있다. 증심사는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소장 남태한)와 함께 아토피피부염 등 환경성 질환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건강나누리 캠프’를 운영한다고 8월 28일 밝혔다.

증심사와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는 지난 4월 업무협약을 맺고 환경성 질환 환자를 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해 왔으며, 환경성 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템플스테이 연계형 건강나누리 캠프를 9월 9~10일 1박2일 동안 운영할 예정이다.

템플스테이 연계형 건강나누리 캠프는 산림치유와 명상, 예불 및 참선, 스님과의 차담을 비롯해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자연 속에서 내면 치유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용 증심사 템플스테이팀장은 “환경성 질환은 이제 우리 모두가 알고, 풀어가야 할 큰 숙제가 됐다. 쉽지는 않겠지만 전통산사와 어울린 깨끗한 자연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증심사는 이외에도 소외받는 여성, 직장인을 위한 템플라이프 등 다양한 대상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해남 대흥사(주지 월우)도 8월 28일 광주지역 시각장애인 20여 명이 참여한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지난 4월 업무협약을 맺은 광주 기아자동차 한빛차량봉사회와 함께 1대1로 짝을 이뤄 대흥사 경내 곳곳을 둘러보면서 청정한 도량의 기운을 느끼고 마음의 안정도 찾았다.

김형수 광주시각장애인복지관장은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설렘이다. 우리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버스 타는 것, 박물관 가는 것 그 자체가 설레는 일이고, 사찰은 다른 곳보다 찾아가기 어려워 더 뜻깊다”고 말했다.

대흥사 주지 월우 스님은 “지금 이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다. 여러분들이 비장애인보다는 조금 어렵고 힘든 일을 많이 겪겠지만 서로 의지하고 한걸음씩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정말 멀리 나아갈 수 있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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