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호법부가 교구선거관리위원회, 교구 호법국장단, 공명선거위원단 등을 망라해 ‘공명정대한 총무원장 선거 실현 선포식’을 실시했다. 승가화합과 모범적인 선거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것으로 부정선거 SNS신고센터까지 운영한다고 하니 악습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총무원장선거에 앞서 중앙집행부를 비롯해 전국 교구본사가 함께 이 같은 움직임을 펼친 것은 과거에 빗대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과거에도 공명선거위원단을 운영한 적은 있으나 극히 소규모에 불과했다.

이번 움직임이 한편으로는 진정 공명정대한 총무원장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일련의 청정승가운동으로 볼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불교계 선거에서 얼마나 많은 부정행위들이 있었는지 가늠케 한다.

기실 불교계서는 총무원장선거뿐만 아니라 교구본사주지선거, 중앙종회의원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금권선거·매관매직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어왔다. 이와 더불어 폭로·괴문자 남발·흑색선거 등 불자들의 신심을 무너뜨리는 안타까운 모습도 보였다.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둔 지금, 과거와는 조금 다르지만 여전히 선거 국면에 접어들어 종단 내외서 갈등이 불어지고 있다. 바로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거제도의 불신은 선거과정서 이뤄지는 부정행위, 그리고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부실한 관리감독으로부터 시작됐다. 선거문제에 대한 자정능력이 떨어진다는 뼈아픈 지적을 돌이켜볼 때 이번 움직임은 좋은 기회가 될 수도, 갈등을 악화시키는 패착이 될 수도 있다. 부디 공염불로 끝나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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