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기자 간담회서

원각사 주지 반산 스님은 “원각사 수행환경 수호를 위해 단식으로 투쟁하고 소신공양도 불사할 것”이라며 양산시에 적극적인 대처와 신속한 대응을 요구했다.

“목숨 걸어 도량 지킬 것”

양산시 ‘석계산업단지’ 개발로

소음·분진 등 도량 피해 발생

“市, 피해보상 약속했으나 무시”

사찰 기능 마비로 이주대책 촉구

 

양산 통도사 말사인 원각사 주지 반산 스님이 수행환경 수호를 위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반산 스님은 8월 22일 통도사 산문 앞 천막 농성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수행환경 수호를 위해 소신공양도 불사할 것”이라며 “힘없는 수행자가 부처님 도량을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거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원각사는 현재 양산시가 추진하는 석계산업단지 내에 위치한다. 석계산업단지는 양산시와 태영건설, 경남은행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인 ㈜석계산단이 2018년 6월까지 2,190억 원을 들여 상북면 석계리 일대 84만㎡ 부지에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석계산단은 127개 업체가 입주할 계획으로 전기와 전자, 기계업종 등이 입주한다.

문제는 석계산업단지 진입로 4차선 노선이 원각사로부터 20m 거리에 인접, 안전 위협은 물론 발파 작업으로 인해 분진과 소음, 사찰 균열 등을 일으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사찰 뒤 천성산 수목이 벌목돼 지역민들을 위해 ‘힐링 장소’의 역할을 했던 산사의 기능마저 마비됐다.

반산 스님은 “공사에 앞서 진입로 노선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았고 노선 변경 사실 조차 알리지 않았다”며 부실행정을 꼬집었다. 아울러 “지난 4월 17일 양산시청 회의실에서 나동연 시장을 비롯한 김용기 문화관광과장, 서양우 석계산단 본부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원각사 피해 보상 합의 사항을 약속 받았으나 지금은 침묵과 무시로 대응하고 있다”고 확실한 조치를 요구했다.

반산 스님은 그동안 경남 양산시청 앞에서 ‘석계산업단지 개발로 인한 원각사 수행환경 수호법회’를 진행하며 이주대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또한 반산 스님은 7월 25일에는 양산시청 앞 공터에 시위용 천막을 설치했지만 강제철거를 당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또 8월 16일에는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반산 스님은 “천막 철거 당시 양산시는 ‘그동안 행정 운영 중 천막 시위는 관례에 없었다. 봐줄 수 없다’는 말을 전하고 고압적인 태도로 폭력적인 철거를 진행했다”며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쳐야 할 양산시의 태도에서 힘없는 자는 목숨을 걸어야 수행도량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공사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사법부에도 노선변경과 약속 위반에 대한 증거를 분명히 제시했지만 힘없는 사찰의 편은 들어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원각사의 이주를 요청했다. 스님은 “수행 및 힐링 도량으로서 원각사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돼 이주만이 답”이라며 “원각사 뒷산인 천성산은 마구 파헤쳐졌고 사찰로 연결된 수행환경은 모두 파괴됐다. 1979년 그 이전부터 마을 주민의 쉼터였던 원각사는 통도사 말사로 부처님 도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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