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원로회의, ‘종도에게 드리는 글’ 발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교계 안팎에서 벌어지는 잡음에 대해 조계종 원로회의가 “종단 질서 훼손은 엄중 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로회의(의장 종하)는 8월 1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서 제55차 회의를 열고 ‘종도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는 원로 23명 중 16명이 참석했다.

교계 안팎 잡음에 입장
선거 중립·화합 당부

원로회의는 “종단 안팎으로 혼란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종단 집행부는 주인의식과 여법함을 유지하고, 종헌종법 질서 준수에 모범을 보여 내외로부터 과도한 시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로회의는 이어 “총무원장선거에 즈음해 종단의 가치질서를 훼손하는 어떠한 혼란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를 부추기는 불순한 세력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동원 가능한 제재와 법적수단으로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며 “내부 문제를 외적인 힘을 빌려 확산하는 일이 있다면 경계 대상이다. 정당과 여법에 어긋난다면 종단은 정체성과 권위를 위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로회의는 또 “종단 소임자는 철저하게 선거 중립을 지키고, 화합과 안정의 기반 위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진행해주길 바란다. 전 종도는 잘 헤어려서 매순간 원력을 점검하고 부질없는 낭비가 있는지 살펴 불일증휘 법륜상전에 일로 정진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원로회의는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전계대화상 성우 스님을 만장일치로 재추천했다. 아울러 의장 및 부의장 임기를 3년 단임으로 하고, 원로의원 징계 시 원로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중앙종회에 종헌 및 원로회의법 개정을 요청키로 했다.

종도에게 드리는 글

사회 곳곳에서 일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일어나는 가운데 국가적 안보 위기와 긴장감마저 고조되고 있어서 매우 엄중한 시절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 종단도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라는 큰 불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수행자로서 본분사에 충실함으로써 세상의 귀감이 되고,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세계종교로서의 위상을 곧추세워야겠습니다.

근자 종단 안팎으로 혼란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종단 집행부는 항상 주인의식과 여법함을 유지하고 종헌과 종법질서 준수에 모범을 보여서 내외로부터 과도한 시비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자들도 종단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종헌종법 질서를 누구보다도 잘 지켜서 행동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다싶게 집단의 위력을 드러내고 사소한 형태라도 폭력행위를 조장하거나 직접 행한다면 오히려 목적한 바를 관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법적 제재 조치가 취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 종단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새로운 집행부를 여법하게 출범시켜야 하는 종단불사를 이뤄내야 합니다. 제35대 총무원장선거에 즈음하여 종단의 가치질서를 훼손하는 그 어떠한 혼란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부추기는 불순한 세력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동원 가능한 제재와 법적수단으로 질서를 유지해야 합니다.

선거라는 긴장이 완화되는 시기를 이용해서 내부 문제를 외적인 힘을 빌어서까지 문제를 확산하는 일이 있다면 이 또한 경계의 대상입니다. 주장과 건의는 정당하고 여법해야 합니다. 이에 어긋난다면 종단은 마땅히 정체성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종단의 소임자는 철저하게 선거 중립을 지키고 종헌종법의 질서와 화합과 안정의 기반 위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진행해주길 바랍니다. 전 종도는 잘 헤아려서 매순간 원력을 점검하고 부질없는 낭비가 있는지 살펴서 불일증휘 법륜상전에 일로 정진하기를 당부합니다.

불기2561(2017)년 8월 17일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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