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 광화문서 추모제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제단에 스님이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를 모시고 있다.

日서 봉환해온 무연고 희생자 유해 33구 대상

일제강점기 일본 본토로 강제징용 돼 노역을 치르다 연고도 없이 죽어간 선조들의 넋을 종교계가 8.15광복절을 맞아 위로했다.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상임위원장 무원)는 8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서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 국민추모제’를 거행하고, 7대 종교 추모의식을 올렸다. 이 행사는 앞서 6일 봉환위가 일본 도쿄 재일동포 사찰 국평사서 일제강점기 무연고 노무동원자들의 유해 33구를 봉환해온 것에 따른 것이다. 행사에는 봉환위 관계자들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별 대표, 도쿄 국평사 주지 윤벽암 스님, 각 종교계 봉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봉환위는 일본서 가져온 희생자 유해 33구를 제단에 모시고, 범패 ‘내포영산대재(대전불교사암연합회 집전)’로 고혼을 달랬다. 또한 KCRP서 각 종교별로 추모의식을 올렸다.

봉환위 상임위원장 무원 스님은 국민선언을 통해 “광복 72주년을 맞이했지만 일본제국주의로 남은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희생된 유해가 일본, 사할린, 사이판, 괌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방치된 채 아직까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국민들이 타향말리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부모형제들의 유해를 모셔올 수 있도록 관심 갖고 함께할 수 있도록 인도하자”고 당부했다.

국평사 주지 윤벽암 스님은 “군수공장과 비행장에서, 철길교량공사장과 탄광에서 무참하게 희생돼 죽어서도 누울 곳조차 없는 무주고혼이 100여만에 이른다”며 “오늘의 봉환이 일제식민지 역사를 청산하고, 동포들의 유해를 더 많이 찾아내 고향의 품에 안기도록 하는 새로운 게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봉환위가 일본서 봉환해온 유해 33구는 8월 16일 서울시립승화원에 안치된다.

각 종교계 인사들이 장대비 아래서 선조들의 희생을 안타까워하며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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