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가수 오영민, 불심가요 2집 ‘심향’ 발매

사진제공=오영민 소속사

흔히 말하는 ‘찬불가요’가 아닌 ‘불심(佛心)가요’를 부르는 가수 오영민〈사진〉. 찬불가요와 맥락은 같지만 대중들에게 더 편하고 따뜻하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심가요’라는 말을 붙였다. 또한 오랜 시간 자신을 지탱해 온 ‘불심’을 곡에 온전히 담아내고 싶기도 했다. 그런 그가 ‘불심가요’ 2집 ‘심향’으로 돌아왔다.

불자 가수 오영민이 2집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그를 불교로 이끌어준 인생 스승이자 음악 스승인 故 원세휘 작곡가의 유작 10곡이 담겼다.

떠나는 님아’ 등 작곡가 원세휘
불교계에서도 활발한 활동 펼쳐
직장암 판정받은 후 올 6월 작고

제자 오영민, 유작 10여곡 모아
20여년 만 2집 앨범 발표 ‘눈길’


원세휘 작곡가는 70~80년대에 오승근의 ‘떠나는 님아’ ‘미련’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대중가요 작곡가로, 오 씨와는 1974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대중가요 작곡가와 가수로 원세휘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러다 1980년대에 선생님께서 불교에 귀의하시며 불교음악에 전념하셨고, 원래 불자였던 저도 자연스럽게 선생님을 따랐습니다.”

함께 불심의 길에 오른 스승과 제자는 의기투합해 ‘불심가요’ 1집을 냈다. 스승은 대중음악에서 손을 떼고 대형 사찰 및 군법당 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불교음악에만 전념했고, 제자는 그 뒤를 착실히 따랐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불심에 매달려 음악활동을 이어가기에는 부양해야할 가족들이 있었다. 그래서 오 씨는 불심가요를 잠시 접어두고 조그만 가게를 차려보기도 하고, 야간업소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97년 IMF 외환위기 여파로 오 씨도 사업의 쓴 맛을 봤다.

그런 그를 다시 한 번 불심가요로 이끈 것은 역시 원세휘 작곡가였다. “2015년 어느 날, 선생님께서 곡차 한 잔 하자며 저를 부르시곤 ‘다시 불심가요를 해보자’고 하셨어요. 대중가요도 해보고, 사업도 해봤지만 불심가요를 부를 때만큼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기에 저도 항상 미련이 있었거든요.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가수 오영민의 불심가요 2집 '심향' 앨범 자켓.

그렇게 두 사람 20여년 만에 다시 ‘불심가요’로 뭉쳤다. 변변한 공간조차 없어 자택에서 상 하나를 펴놓고 작업해야했지만, 늘 마음 한편에 담아뒀던 불심음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한다. 하지만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쯤,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원세휘 작곡가가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된 것. 결국 원세휘 작곡가는 마지막 작업에는 참여하지 못한 채 올해 6월 작고했다.

“선생님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사장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작품을 맡기시며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2집을 시작으로 사부대중을 위한 불심음반을 계속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한 불교계 곳곳에서 음성공양도 펼치며 불교음악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사리자여’ ‘용서 하소서’ ‘부처님 부처님’ ‘봉정암’ ‘오늘’ 등이 수록됐다. 오 씨의 가요버전 뿐 아니라 오해이 씨의 클래식 버전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제작 삼보뮤직.

오영민은 1975년 KBS전국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고향의 강변’ ‘나의 사랑아’ ‘별들의 사랑’ 등 대중가요를 비롯해 ‘옴 마니 반 메 훔’ ‘오! 나로 하여금’ ‘마음 앓이’ 등 불심가요도 발표했다. 국내 뿐 아니라 1987년 일본에 진출해 3집 앨범을 발매할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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