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불자회, 8월 5일 평창올림픽 출전선수 템플스테이 개최

체육인불자회가 평창 월정사에서 개최한 평창올림픽 성공기원 템플스테이에는 동계올림픽 종목 중 바이애슬론, 루지, 봅슬레이, 스키에이리얼에서 20며 명의 선수, 코치진과 하계올림픽 종목 중 볼링 선수 및 코치진 1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입재법회 후 선수들과 체육인 불자들이 선전을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이다.

동계올림픽 선수 및 코치진 참여

사찰서 마인드컨트롤 명상 체험

메달 중압감 떨치고 함박 웃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금메달 인생으로 만들어 가세요. 메달을 따고 싶어도 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에게 박수쳐가며 함께 인생을 가꾸는 그런 자랑스러운 선수들이 되길 바랍니다.”

무더위가 몰아친 8월, 평창의 월정사 설법전에 가부좌를 틀고 앉는 건장한 청년들의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찡그렸던 얼굴도 잠시, 힐링멘토 마가 스님의 격려 법문을 들은 선수들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명상을 통해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른 신체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6개월 앞둔 8월 5일, 체육인불자회(회장 박종길)는 평창 월정사에서 올림픽 선전기원 템플스테이를 개최했다.

이날 템플스테이에는 전지훈련 일정을 앞두고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루지, 스키에이리얼 선수 30여 명이 참석했다. 템플스테이에서 동계 종목 선수들은 더위를 잊고 불교의 마인드컨트롤 명상 등을 통해 경기력 향상도 꾀했다.

입재법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100여 체육인 불자들과 선수, 감독이 참여했다. 선수들은 사찰에서 힘든 훈련에서의 스트레스와 메달 획득의 중압감을 잠시나마 벗어던진 듯 했다.

권총선수 출신으로 문광부 차관까지 지낸 박종길 회장은 “이번 동계올림픽은 88년 하계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가적인 체육행사이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중압감이 클 것으로 안다”며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선수시절의 치열한 정진과 쌓아온 경륜이 큰 힘이 됐다. 정진하는 그 순간을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도 “오대산 정기를 가득 품은 월정사에서 메달 획득 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기쁘고, 즐겁게 하고, 우리나라 국위를 선양하는 큰 힘을 받아 가길 바란다”며 “월정사도 선수들의 활약을 뒷받침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전 불자들이 함께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힐링멘토 마가 스님은 마인드컨트롤 명상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의 신체 변화를 관조하는 법을 가르쳐 주며, 메달 획득에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금메달감으로 만드는 큰 그림을 그리라고 조언했다.

입재법회 후에는 퇴휴 스님의 특강과 함께 마가 스님의 마인드컨트롤 명상이 진행됐다. 특히 마가 스님의 명상에서 선수들은 그동안의 압박감을 떨친 듯 홀가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가 스님은 “메달 획득에 대한 압박감이 경기 당일 오히려 경기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며 “훈련은 열심히 하되, 마음을 편히 갖고, 힘들 때는 부처님에게 맡기라”고 조언했다. 스님은 MBSR의 바디스캔 명상도 선수들에게 알려주며 “긴장 완화와 집중력 향상, 신체 조정을 위해서는 분주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메달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인생을 금메달로 만들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려라”고 조언했다.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앞두고 이번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바이애슬론 김용규 선수는 “강원도서 훈련을 해 평소 월정사를 자주 찾지만 이번 템플스테이는 조금 특별한 것 같다”며 “비인기 종목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또 선수들끼리 우정과 화합 등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발휘해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템플스테이에서는 선수들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우리나라 동계 종목 중 평창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이는 스키에이리얼의 감독인 조성동 감독은 “런던에서 체조 양학선을 지도할 때였다. 경기 이틀 전 양 선수가 불안해 할 때였다. 108배 후 나오는데 달이 있는데, 저 멀리 큰 태양 같은 것이 하나가 더 보이는 것이었다. 이를 보고 양 선수에게 무조건 메달을 딴다고 하니 선수도 마음이 안정이 됐다”며 “명상 외에 기도도 기복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정부분 선수들이 안정을 갖는데 도움이 되기에 코치진들도 사찰에 오게 됐다. 쁜 훈련으로 선수들은 참여하지 못했지만, 돌아가서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근대5종 연맹 정진성 회장은 “비인기 종목에서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불자들이 메달 획득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치열한 노력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봅슬레이와 루지 선수들은 입재법회 후 다른 일정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소화하지 못했다. 공양시간을 기해 마가 스님이 이들에게 서로의 팀웍을 다지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다소 퉁명스럽게 대했던 선수들의 표정이 스님의 재미있는 설명에 즐거워 보인다.

한편, 템플스테이는 6일 새벽예불과 걷기 명상 등으로 이어졌다. 동계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대부분 5일 일정을 소화했으며, 6일 일정에는 하계 볼링선수들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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