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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쌓인 '我相'이 쏙 빠졌어요"미국서 날아온 수행편지- 잔까를로 크로세티(베링거 인겔하임 이사·48)

‘상대방 입장서 생각’, 또 다른 나를 만들다

잔까를로 크로세티 씨(Giancarlo Crocetti)는… 컴퓨터 공학박사로,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베링거 잉겔하임 미국 지부의 IT 부총괄 이사 겸 세인트 존스 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매일 금강경을 읽는 수행을 하고 있으며, 주말마다 미국 도서관과 대학 등에서 열리는 한국 알리기 활동을 13년째 이어오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불자들에게 가장 널리 읽히는 〈금강경〉은 ‘지혜의 보고’로도 불린다. 삶 속에서의 고뇌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강경〉 속 지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푸른 눈의 불자가 있다. 바로 잔까를로 크로세티 씨다. 본지는 (사)청우불교원 금강경독송회 회원으로 미국에서 수행정진 중인 잔까를로 크로세티 씨와 조금은 독특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의 임원으로 고속 승진의 비결이 바로 〈금강경〉 수행이었다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편집자 주〉

저는 베링거 인겔하임에서 일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마음살림살이 여섯 가지인 △남의 허물은 내 허물처럼 덮어 주고 내 허물은 남의 허물처럼 파 뒤집는 마음을 연습하라 △남의 허물이 보이면 그게 곧 내 허물인 줄 알라 △상대를 부처님으로 보는 마음을 연습하라 △누가 뭐라든 ‘예’ 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연습하라 △누구를 만나든 베푸는 마음을 연습하라 △올라오는 마음을 부처님 전에 바치는 마음을 연습하라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살림이 진정한 리더십
만나는 이들이 바로 ‘부처님’
타인 잘못보며 본인 잘못 고쳐
하심·공경에 신뢰·우정 쌓여
조직운영에 지혜 발휘, 승진도

〈금강경〉서 얻은 감사의 마음
짖궂은 상사·부족한 학생, 모두 도반
박사 과정 엄격한 지도교수와 소통
조언 받고 협력하며 문제해결 이뤄
“주변인 덕분에 내면 훌쩍 성장해”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제 사무실에 들어가서 다른 어떤 일보다 가장 먼저 마음살림 살이를 읽고 다른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 들 때, 부처님께 이것을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직장에서 자주 일어나는 마음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틀렸다.’ 이런 마음이 올라올 때 “아 부처님, 제가 저 사람을 비판하고 저 사람이 틀렸다 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라고 부처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 한 점을 보았을 때 마음살림살이를 실천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허물이 곧 나의 허물이라는 말씀에 따라 다른 사람이 잘못하는 것을 저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잘못하는 것을 보았을 때, ‘아, 나는 저것을 하지 말아야 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이 나쁜 말을 한다거나, 작은 실수지만 회의실을 중복해서 예약을 한다거나 이런 것들을 볼 때, 그런 것을 꾸짖기 보다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구나’라고 마음을 연습했습니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니 제 잘못을 그분들이 알려 준 게 되니까 그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잘못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잘못하는 것을 고치려고 노력하면서 또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잘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떤 동료가 효과적으로 일을 하는 것을 보면 ‘아 저렇게 하면 좋겠구나’하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두서없이 정리 안 된 이메일을 보내올 때 화가 난다’는 상사의 말을 들으면, 그 속에서 배우는 마음을 연습하면서 ‘아 그렇겠다. 이런 이메일을 보내면 보는 사람들이 짜증이 나겠다. 간결하고 핵심적으로 이메일을 써서 보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연습을 했습니다.

또 상사들이 잘하고 있는 행동을 관찰해 보니, 회의를 할 때 회의 시작 전에 시간낭비가 되지 않고 효율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하고, 어떤 주제나 안건에 대해서 회의할지 목표 의식을 뚜렷하게 갖고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잔까를로 크로세티 씨는 한국알리기 활동도 펼치고 있다. 사진은 공주 한일고 한국알리기 행사. 바쁜 일정에도 이러한 활동을 펼치는 그는 부처님 가피 덕분이라고 말했다.

나에게 생긴 두가지 변화

이렇게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어주고, 장점을 배우는 마음을 연습하다보니까 두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일을 효율적으로 굉장히 더 잘하게 되었고, 두 번째로는 사람들이 저한테 고마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부 초기에는 상대를 부처님으로 보는 연습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이지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아 부처님으로 보는 게 어렵지만 그분들을 부처님으로 여기고 그 분들께 삼배 드리는 마음을 연습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보면 마음으로 삼배 드리는 마음을 연습했습니다. 처음에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 한 분 한 분 마음으로 삼배 드리는 마음을 연습하다보니까 시간이 많이 걸려, 회의의 대화를 놓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의 시작할 때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한 분 한 분 삼배 드리는 마음을 연습하기도 했고, 또는 그 분들이 함께 계시다고 생각하고 그 분들 모두에게 삼배 드리는 마음을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을 제 상사나 동료나 제 비서나 직위에 상관없이 연습했습니다.

‘이분들이 부처님이시다’라고 자꾸 생각을 하다보니까, ‘이 분이 부처님이시라면 내가 시봉을 잘 해 올려야 할 텐데, 어떻게 잘 대해드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같은 직급의 동료가 컴퓨터로 무엇을 처리해야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이 굉장히 까다로워서 일주일 정도 걸리는 일이었고, 새벽 두세 시까지 일 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제가 그 동료에게 너는 잘 할 수 있다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와 동료가 서로 격려하면서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상사도 좋아했습니다. 각자 일하는 게 아니라 팀으로서 협력해서 일하는 모습을 좋아했고, 또 그 동료에게 더 효율적인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에 있는 것을 하나하나 교체하는 대신에 다른 프로그램을 쓰는 방법을 통해서 일주일 걸릴 일이 몇 시간 안에 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가 생겨서, 그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그렇게 일을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그 때 동료가 너무 좋아하면서 막 춤을 출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1주일 걸릴 일이 몇 시간 만에 끝나니까, 키도 크고 배도 많이 나온 덩치 큰 미국 남자가 너무 좋아서 아이같이 춤췄습니다. 상사도 제게 너무 고맙다고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처리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인사를 했는데, 그 때 제가 상사분한테 말하기를 “아닙니다. 존이 너무 고생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냥 도와준 것 뿐입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상사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고 또 같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여러 명이 있었다고, 정말 자네가 한 일이 대단하다고 이렇게 일주일씩 걸리고 자주 일어나는 일은 몇 시간 만에 처리해줘서 이게 금전으로 환산하면 수천달러 일을 자네가 해낸 거라며 칭찬해 주었습니다.

저희 팀에서 이렇게 저랑 제가 도와줬던 존이 잘 지내면서, 팀 전원이 서로를 도와주고 협동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제 상사가 이 일이 있은 후 몇 주 동안 매일 복도에서 저와 마주칠 때마다 휘파람을 불면서 아주 기분 좋아했습니다.

보수를 3배 벌어주는 것, 바로 ‘마음’

스승이신 (사)청우불교원 금강경독송회의 김재웅 법사님은 보수의 3배를 벌어주는 마음을 연습하라고 하십니다. 회사에 3배를 벌어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열심히 일하게 되었고, 또 누가 뭐라든 ‘예’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게 됩니다.

상사가 하는 말에 항상 ‘예’라고 하니, 상사도 “내가 자네한테 이야기 할 것이 있는데, 넌 분명 또 예스 라고 할꺼지?”라고 농담할 정도로 협조하고 돕는 마음으로 연습했습니다.

그 때부터 상사가 중요한 일이나 큰 프로젝트를 맡을 때 저를 참여시켜서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매년 임직원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 것, 못하는 것을 구분하여, (1)계속해야 하는 것 (2)멈춰야 되는 것 (3)시작해야 되는 것 이런 식으로 직원들의 업무 수행을 분석해서 평가합니다. 제가 이렇게 상사에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상사도 저에게 마음을 열고 그런 이야기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점, 나쁜 점, 새롭게 해야 되는 것 하지 말아야 되는 것 이런 것에 대해서 상사와 진솔하게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더욱더 업무 효율과 능력이 높아졌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직원들 평가를 받습니다. 이 중 ‘가장 비범함’(outstanding)이란 등급이 있는데, 이 평가를 받는 직원은 거의 없습니다. 이 평가등급을 3년 연속 받게 됐습니다. 이 평가를 받으면 회사 내 지명도는 물론이고, 보너스를 받고, 승진에도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과장급에서 몇 단계를 뛰어넘어 이사로 승진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 창립 이래 매우 이례적인 승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승진을 할 때, 회사의 높은 분 중 한 분에게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를 이사로 승진시키는 것을 결정하는 분이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만약에 당신이 이끌고 있는 팀이 있는데, 당신은 이렇게 하고 싶은데 팀원들은 다르게 하고 싶어할 때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그 순간 마음을 부처님게 바치는 실행을 했습니다. 그러자 제 안에서 대답이 나왔습니다.

“만약에 제 의견이 있더라도 팀원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있다면 그 분들을 도와주고 그분들의 의견이 실현될 수 있도록 뒷바침 해주고 싶습니다.”

그 상사분이 제 대답을 듣고 너무 좋아했습니다. 베링거 잉겔 하임에는 워낙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 들이 대부분이고,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아서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것을 뒷받침하겠다는 제 대답을 굉장히 맘에 들어 하셔서, 40대 초반에 여러 직급을 뛰어 넘어 결국 전 이사로 승진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로서 여러 직원들을 이끌게 되면서, 내가 잘 해야 된다, 내가 잘 되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일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부서가, 우리 회사가 잘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최우수직원상을 3년 연속 받고난 다음, 상사로 만난 분의 이름이 ‘샌디’(Sandy)였습니다.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처럼 성격이 굉장히 까칠하셨습니다. 이 분은 의도적으로 “그래 네가 3년 연속 최우수 직원상을 받았는데 얼마나 잘하나 보자”로 저를 코너에 몰때가 많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굉장히 비참한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최우수 평가를 받았는데, 이 분은 저에게 아래서 두 번 째 등급인 ‘기대를 겨우 충족함’이라는 평가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살림살이를 연습하다보니, 어느날 그 분에게 제 속내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우수직원으로 뽑혔지만 지금의 이런 자극이 없었다면 오만해졌을 것입니다. 이런 평가를 해줘서 어떻게 보면 제게 부족한 점을 고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습니다.”

상사가 계속 아주 조그만걸 가지고 꼬투리잡고 지적하면서 보고서를 10번이나 다시 쓰게 한 적도 있는데 10번을 다시 쓸때마다 마음살림살이 중 “예”하는 마음을 연습하면서 견뎠습니다.

〈금강경〉을 독송하는 잔까를로 크로세티 씨.

매일 금강경 읽고 마음살림살이 실천

매일 금강경을 읽고 마음살림살이를 실천하면서 계속 업무 성과도 나아지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 제가 지원한 컴퓨터공학과에서 딱 20명의 박사과정 학생들만 받았고, 그 20명을 4명씩, 다섯 팀으로 나눴습니다. 각 팀이 연구 과제를 협동해서 완수해 내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그 박사과정을 끝내려면 팀원들이 끝까지 같이 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저희가 잘 소통이 될 수 있도록 매주 만나서 서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고, 매주 만나 소통하면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저희 팀에는 몸이 불편한 장애 학생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 분과 같이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 사람도 같이 팀원으로 같이 잘해 나가길 바랬습니다. 그 분에게도 발언 기회를 많이 주면서 배려했습니다. 그래서 팀원들끼리 소통이 잘 되니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여러 팀들 중에서 저희 팀이 굉장히 잘 나가게 되었고. 교수님 눈에도 저희 팀이 돋보였습니다. 저희 팀이 잘 나가자, 다른 팀들도 경쟁심을 가지고 저희를 이겨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연구 주제를 정해주고 박사과정을 마치고 학위를 줄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진 지도교수님이 있었는데, 매우 엄격하고 어려운 사람으로 악명 높은 분이 있었습니다. 학생을 불러 60초안에 지금 연구 하고 있는 것을 설명하게 하고 설명을 60초안에 못하면 쫓아내고 또 불시에 부르는 일이 많은 교수님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을 부처님으로 보는 마음을 부단히 연습 하면서,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되었을 때, 그 분에게 제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제가 심적으로 많이 괴롭고 어떻게 공부해야 교수님한테 통과할 수 있을지 막막한데, 좀 조언을 달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박사과정은 굉장히 벅찬 과정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 자만심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해버리는데, 교수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에게 하심을 연습하고 또 그분의 조언을 받고 노력하다 보니, 교수님께서 굉장히 많이 도와 주셔서 박사과정을 3년 안에 끝냈습니다. 150년 학교 역사에서 3년만에 박사학위를 받은 3번째 학생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그 해에 최고 박사학위 학생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저의 부처님

마지막으로 St. Johns 대학에서 겸임 교수로 일하면서 마음 공부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정말 이분들을 부처님으로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강연 첫날 인사를 하면서 “저는 여러분들을 시봉하기 위해서 있습니다(I am here to serve you).”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또 “여러분들이 학업에서 성공을 하고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의무입니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공부를 잘 못하고 실패하게 되면 그 책임은 잘 못 가르친 저에게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맡은 학생들은 대학원생들 20명이었는데 다들 국적도 다르고 성향도 달라서 이런 학생들을 제가 책임을 지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매우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 20명이 학생들이 누구 하나 낙오되는 사람 없이 다 진도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애썼습니다.

그중에 한두 명이 진도를 못따라 오고 쳐지면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보충수업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는 굉장히 힘들고 지치는 일이었습니다. 회사 일을 병행하면서 대학원 학생들을 이끌어 주느라 기진맥진할 때가 많았습니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저는 학생들에게 묻습니다. 우리 수업에서 좋은 점은 무엇이고 또 나쁜 점은 무엇인지, 무엇을 고쳐야 되는지 묻고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합니다. 학생들은 순수해서 자신들이 느낀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저는 또 그 의견을 받아 들여서 다음 수업 때 좀 더 발전하도록 노력했습니다. 학생들이 교수의 강연을 평가할 때 최저 0점에서 최고 5점으로 점수를 매기는데, 제 점수는 4.9점입니다. 학생들은 저한테 고마워 하지만, 또 저는 학생들 덕분에 제가 성장하고 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학생들에 굉장히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는 전임교수가 아니라 회사 일을 하면서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완전히 소속 되어서 일하는 전임교수들은 학교에서 힘도 있고 학교생활에 더 충실하지만 보통 다른 사회활동을 하면서 겸임교수를 하는 사람들은 학교 내에서 별로 영향력도 없고 바쁘기 때문에 수업을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월급을 주는 대학에, 그리고 등록금을 내서 제가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학교에 어려운 과목을 수업 2개를 맡겠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보통 다른 겸임 교수들은 강의를 하나 맡는데 저는 까다로운 강의를 두 개 개설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어려운 과목들이라 학생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비디오로 찍어서 학생들이 집에 가서도 복습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예기치 못하게 세인트 존스 대학원에서 ‘올해의 최고 교수상’을 받게되었습니다. 겸임교수가 이 상을 탄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마음살림살이를 하다보니까 이렇게 이로운 점이 있었고 참 이렇게 감사한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하심하고 공경심으로 부처님 시봉을 잘 해 올릴 수 있기를, 크나큰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정리=노덕현 기자  noduc@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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