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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탁본체험… 사찰 속 내 마음의 쉼표[현장] 김제 금산사 ‘마음 쉬는 수요일’
  • 조동제 전북지사장
  • 승인 2017.08.0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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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 ‘마음 쉬는 수요일’ 참가자가 금산사를 배경으로 한 탁본체험을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명사 초청 힐링콘서트

전통문화 체험 등 호황

쉼 잃은 현대인들에게

심신 활력 선물 ‘눈길’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김제 평야를 바라보며 지난 1500년의 세월동안 민중과 함께 살아 숨 쉬면서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의 역사를 지켜본 금산사 미륵전. 미래세계에 미륵불로 출현해 중생을 구원할 것이라는 미륵부처님은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이자 굳건한 신앙의 토대였다.

중생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어루만지며 위로하던 미륵부처님이 자리한 마음치유도량 금산사에서 급박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재청의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문화가 있는 수요일, 마음 쉬는 수요일’ 프로그램이 그것. 지난날의 선현들처럼 마음 다친 이들에겐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지친 사람들에게는 참다운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분별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바라봄으로써 마음 쉬는 자리를 경험하게 하는 유식사상의 ‘전식득지(轉識得智)’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김용택 시인

금산사의 마음 쉬는 수요일 프로그램은 지난 3월 시작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운영된다. 지금까지 치유공간 ‘이웃’ 대표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 목원대 미술교육과 조정육 교수, 금산사 주지 성우 스님, 김용택 시인 등이 강사로 나선 마음콘서트는 밀려드는 신청자가 많아 참가자를 100명으로 제한할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앞으로는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명법 스님, 우리나라 대표적 서정시인인 정호승 시인,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 등이 마음치유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

또 음식다큐 ‘쉐프의 테이블’에 출연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받은 사찰음식 대가로 널리 알려진 백양사 천진암 정관 스님이 사찰음식에 담긴 우리의 정신문화를 전수하고 있다.

박세라 피리연주가는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7월 26일 금산사 보제루에서는 피리연주가 박세라 씨와 섬진강 시인으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이 마음콘서트 강사로 나서 ‘자연과 하나 되기’라는 주제로 마음콘서트를 진행했다. 피리연주가 박세라 씨는 고요한 마음의 울림을 끌어내는 연주로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김용택 시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임실의 자연환경을 소개하며 마음 치유에 나섰다.

김 시인은 “그동안 우리의 오랜 세월을 지탱해준 것은 자연과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였다”며 “요즘 들어 만연한 막말, 거짓말, 도둑질 등 우리사회가 혼탁해진 것은 바로 이 공동체 문화가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옛 사람들은 절대 자연을 거스르지 않았다. 산천경계를 깨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면서 “나무는 정면이 없고 경계도 없다. 또 나무 자신의 본질을 잊지 않는다. 느티나무가 참나무가 되지 않듯이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왔다”고 부처님 가르침을 자연에 빗대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부처가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또 불교에 대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신도는 줄어드는데 절은 점점 커지는 일이 아이러니하다고 밝힌 그는 “불교가 현대인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예불에서 합장한 채 신심을 닦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창밖에 들리는 물·바람·풀벌레 등 자연의 소리와 함께 개인 내면에 집중하며 그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되새겼다.
금산사 마음 쉬는 프로그램 중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바로 명상체험이었다. 보제루와 봉천선원에서 진행된 명상체험에는 금산사 대중스님들이 강사로 나서 호흡법과 자세 등을 지도했다.이튿날인 목요일에는 보제루에서 탁본체험이 진행됐다. ‘마음 쉬는 수요일’ ‘금산사 미륵전’ 등이 새겨진 경판에 손수건을 올려 새겨내는 탁본체험은 가족 모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스님의 지도에 따라 범종타종을 체험하는 참가자들.

점심공양시간에는 사찰음식의 대가 백양사 천진암 정관 스님이 정갈한 사찰음식을 차려내 참가자들을 식도락의 세계로 인도했다. 정관 스님은 자연 속에서 채취한 재료를 활용한 사찰음식을 선보이며 사찰음식에 담긴 불교의 정신문화와 음식에 담긴 철학을 소개했다.

서울에서 여름휴가를 맞아 남편과 함께 참가했다는 박영순(55) 씨는 “그동안 너무 각박하게 살아온 것 같아 쉬고 싶은 마음에 참가하게 됐다”며 “김용택 시인의 마음 콘서트도 좋았지만 명상체험과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강의가 가장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금산사=조동제 전북지사장

 

“미래세대 투자는 시대적 과제”

Interview 금산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무정 스님

금산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무정스님

“지친 현대인들에게 휴식이 필요합니다. 쉬고 싶은 사람들이 사찰에서 위안을 얻고, 새로운 생활의 활력을 찾아가도록 할 것입니다.”

지난 3월 금산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로 부임하자마자 ‘마음 쉬는 수요일’ ‘내비둬 콘서트’ 등 금산사의 특화된 프로그램 운영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무정 스님〈사진〉은 현대인들에게 사찰서의 휴식을 제안했다. 종교적인 색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조언과 함께.

“템플스테이를 불교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사실은 불교적인 색채는 가급적 배제하고, 우리의 전통문화와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산사 템플스테이가 한동안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예전의 기운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한 무정 스님은 앞으로 성인보다 소외된 계층,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참가를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스님은 이를 위해 차상위 계층과 장애아동, 다문화가정 어린이·청소년들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고 말하지만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불교의 미래도 보장될 수 없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그들이 사찰을 친숙한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금산사도 앞장설 계획입니다.”

미래세대 확보가 불교계 화두로 떠오른 요즘, 금산사는 이를 위해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이 쉽게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탁본체험은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이며, 아이들이 부모에게 간식을 만들어주는 이색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다양한 계층과 업무협약을 통해 미래세대와 어울리는 프로그램으로 가족 공동체 회복에 역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조동제 전북지사장

조동제 전북지사장  bud1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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