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염불만일회, 제6차 염불정진 20년차 정진

호국성지서 국난극복 염불결사

전국 염불행자 250여명 참석

“힘차게! 신나게!” 환희가 가득

 

“모든 이들 차별없고 나무아미타불, 정각세계 이뤄지고 나무아미타불, 국토장엄 선행하며 나무아미타불…”

뜨거운 여름, 아미타 48대원이 밀양 재악산 자락에 울려 퍼졌다. 아미타부처님 명호 한 번에 절을 하는 사람, 박수를 치는 사람, 합장 하는 사람까지 모습은 모두 다르다. 하루 만 번 부처님 명호를 부르는 염불 속에 “힘차게! 신나게! 멋있게!”를 외치며 앞에서 끌어 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여름보다 뜨거운 염불정진대회다.

전국염불만일회(회장 안동일)는 7월 28~30일 2박 3일간 밀양 표충사에서 ‘제6차 전국염불만일회 20년차 염불정진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염불만일회는 1998년 8월 6일 고성 건봉사에서 1100여명의 염불행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염불만일회를 결성한 바 있다.

20년을 맞아 열린 이번 염불정진대회는 특별히 호국성지 밀양 표충사에서 열렸다. IMF시기 국난극복을 위해 결성된 전국염불만일회 의미를 새롭게 하자는 취지였다.

입재식에서 동산반야회 법주 법산 스님은 “조선시대 국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당시 사명대사가 일본 적장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이 곳에서 새롭게 인연을 쌓아가자”고 말했다.

이상우 전국염불만일회 염불정진대회 대회장은 “사명 대사의 얼이 담긴 호국성지서 내 마음의 모든 것을 털어 버리고 나무아미타불 부처님 명호로 가득 채워 가벼운 마음으로 귀향하자”고 격려했다.

안동일 전국염불만일회 회장은 “불교는 일찍이 옛날부터 민중의 귀의처 역할을 담당해왔다. 호국불교의 기치를 더 높이고 갈등과 분열 속에 방황 중인 한국에 화합을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자”고 말했다.

이어 안 회장은 염불결사의 목적으로 △한국불교 정토화 △호국불교역할 담당 △ 신원행(信願行), 믿음, 발원, 행으로 일심불란의 신심염불 △경전 공부 통한 균형 잡힌 신행 등을 들며, 새로운 염불결사에 불자 대중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표충사 주지 법기 스님도 환영사를 통해 “염불결사를 통해 호국의 의미를 찾고 힘차게 신나게 멋있게 염불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염불정진대회는 28일 입재식을 시작으로 철야로 이어졌다. 동산범패반의 신중작법, 법산 스님의 법문, 나무아미타불 1만송 염불 정진이 진행됐으며, 29일 새벽예불과 함께 표충사 경내서 행선염불과 선무도 체조도 진행됐다.

이어 신명나는 공연도 이어졌다. 동산불교대학 능인풍물반의 천수북 소리에 맞춰 불자들은 함께 몸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신명난 정진으로 나아갔다.

한 여름 주말 표충사 계곡을 찾은 관광객들도 염불정진이 이뤄진 표충사 우화루 옆에서 발길을 멈추고 천수북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재악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은 뜨거운 열기를 식혔고 바람에 땀을 씻은 250여명의 불자들은 합장한 채 눈을 감고 산골 깊은 곳에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로 메아리 쳐 울렸다.

한국춤과 다도포퍼먼스, 영남 농악, 선무도 등 다채로운 축하공연이 이어졌으며 30일 마지막 날에는 아미타 독경과 안동일 회장의 염불법문 및 회향식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도반들과 함께 정진해 얻는 힘이 크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동훈 동산불교대학 33기 회장은 “목탁 소리만 들어도 평소 신이 나고 신바람이 나는데 포교사 활동을 하면서 한번은 집에서 혼자 염불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염불정진대회는 염불 체험을 하고 환희심을 얻고 배우는 기회가 된다. 함께 하는 힘은 정말 크다”고 말했다.

김혜진 불자(동산불교대학 45기)는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일 년에 한번 만나기 어려웠던 염불행자 도반들을 만나니 도움 받을 수 있는 이야기도 많고 하루 하루 기도의 연속이라 환희심 그 자체다”고 소감을 전했다.

 

20년차를 축하하며 정진을 이어 갈 것을 당부하며 서로 축하하는 선물증정식도 이어졌다. 김성우 도서출판 비움과 소통 대표는 책 <반주삼매경 심요>를 보시 했으며 한국불교 태고종 혜견 스님은 부채에 직접 반야심경을 적어 대중들에게 선물했다.

김성우 대표는 “염불결사의 정신이 그대로 이어지고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선물했다”며 “처음 염불결사를 시작할 때 공동 대표였던 김재일 법사님은 지금도 많은 분들이 존경하는 인물이며 그 분과의 인연이 떠올라 오늘 이 자리가 더욱 귀하게 생각되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혜견 스님은 “현장 법사님이 적으신 여러 반야심경 가운데 특별히 해인사의 장경각에 적힌 것을 인용했다”며 “염불과 함께 경전을 바탕으로 더욱 수행 정진하고 무더운 여름 번뇌를 식히듯 청량한 바람이 수행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한편, ‘제6차 전국염불만일회 20차년도 염불정진대회’에는 동산법주 법산 스님, 표충사 주지 법기 스님, 표충사 성천 스님, 진홍 스님이 참여했다. 아울러 이상우 전국염불만일회 대회장, 안동일 전국염불만일회 회장, 박문태 동산불교대학 총동문회회장, 이종현 동산 이사장 등 사부대중 250여명이 참여했다.

염불만일회는 통일신라 758년(경덕왕 17년) 발징 화상이 고성 건봉사에서 염불만일결사를 맺은 것이 효시다. 이후 제2차는 1802년(순조 2년)에 결성해 1850에 회향, 제3차는 1851년(철종 2년)에 벽오유총 스님이 결성해 1863년에 회향, 제4차는 1881년 만화관준 스님이 결성 1908년에 회향, 제5차는 1908년 금암의훈 스님이 열어 정진 회향했다.

일제시대 까지 이어졌던 염불만일회는 잠시 중단 됐지만 동산불교대학 이사장 故김재일 법사와 건봉사 주지 해장 스님, 현재 동국대 총장인 보광 스님이 공동대표로 6차로 결성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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