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프로그램 개발, 포교 활성화 머리 맞대

광주 관음사 주지 소운 스님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위하 발벗고 나서

150만 인구가 사는 호남 최대의 도시 광주. 하지만 불교세가 크지 않은 이곳은 변변한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는 사찰조차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뿐 아니라 청소년 법회는 어린이 법회보다도 못한 현실에 처했다. 이로 인해 최근 광주에서 어린이·청소년 포교를 살려야 한다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하면 이제 광주불교는 끝이다”라는 자조 섞인 말들에 이어 구체적 행동으로 번지면서 지역불교 발전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관음사 주지 소운 스님〈사진〉이 추진하는 ‘문화공동체 보리마을’이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보리마을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전문 포교단체를 표방한다.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소운 스님은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포교일선에 나섰다”고 소회를 밝혔다.

“불자님들이 오래 전부터 자녀들을 마음 놓고 보낼 수 있는 어린이 법회를 요청해왔습니다. 또 방학 때 불교캠프를 보내고 싶은 젊은 부모들의 바람도 전해 들었죠.”

문화공동체 보리마을은 언뜻 지역문화단체로 착각할 수 있는 이름이지만 ‘깨달음을 위한 곳’이라는 의미의 순수 불교단체다. 현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어린이 포교를 해오는 불교어린이단체 (사)동련 광주지부와 불교청소년단체 파라미타 광주지부를 통합해 운영하는 포교연합체다. 현재 10여 명의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이사로 참여해 다양한 포교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불자들의 수련회와 교육, 인성계발·포교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지역 불교지도자 양성과 역사문화탐방 등 젊은 세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사업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고민은 비단 소운 스님만의 것이 아니라 보리마을에 동참하는 이들의 고민이자, 호남불자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소운 스님은 “향후 어린이 불교합창단을 운영해 합창제 등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소운 스님이 이처럼 포교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사찰과 연관이 있다. 2년 전 주지로 취임한 관음사는 한때 광주불교 최고의 포교도량으로 보문유치원과 어린이·청소년·청년·거사회 등 많은 신행단체를 운영했던 곳이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이후 20년 넘도록 쇠락을 거듭해 방치됐고, 최근 소운 스님으로 인해 많은 변화와 성장을 이루고 있다.

백양사 포교국장 시절 말사인 관음사를 지켜보던 소운 스님은 “산중 사찰도 운영을 하는데 도심 사찰이 정상적인 운영을 못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스님은 관음사로 오게 됐고, 벌써 2년의 시간이 지났다. 현재 관음사에는 7명의 소임자 스님들이 역할에 맞게 공동수행을 진행하며 원칙에 입각해 운영한다. 누구나 올 수 있는 대중도량, 체계적인 교육도량(불교대학·대학원 운영), 불자들의 다양한 수행처인 불교신행단체를 운영하는 도량이 목표다.

소운 스님에게 당연한 질문이지만 포교를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를 물었다.

“부처님 밥값은 해야지요. 부처님 은혜로 살고, 대중의 은혜로 사는데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관음사는 광주불교를 이끌 수 있는 사찰로, 보리마을은 전국에서 손꼽을 수 있는 포교단체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많은 이들의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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