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장애인 모임 〈보리수아래〉, 장애인 에티켓 자료집 펴내

삽화 제공=보리수아래

시청각·지적·지체·발달 등
장애 분류해 에티켓 소개
용어 정리·장애 복지 홍보 예정

“사찰에 가면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이쁘다고 쓰다듬고, 먹을 것을 주세요. 집에 오면 강아지가 배탈을 합니다. 안내견이 아무리 이뻐도, 너무 과한 애정은 삼가주세요.”

“지체장애인들이 사찰에 오면 휠체어를 무턱대고 밀어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밀어주는 것을 불안해하고,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아 불편해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장애인 200만 시대를 맞아 불자들과 장애인들이 함께 공생하는 삶은 무엇일까. 불자 장애인들이 불교계 장애인 인식 개선사업에 첫 발을 뗐다. 불자장애인신행단체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가 최근 인식개선자료집 ‘알아두면 좋은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을 펴낸데 이어 보급에 나선 것이다.

보리수아래는 지현 스님의 제안으로 2005년 6월 결성된 장애인 문학ㆍ음악ㆍ미술 모임이다. 그동안 장애인 불교문화체험을 비롯해 공동시집 및 음반 발간 등을 진행해왔다.

이번 에티켓 자료집은 그동안 불자 장애인들이 겪었던 불교계의 낮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불교계 장애인 복지관에서 의견을 수렴해 제작을 준비해 왔다.

자료집에는 △지체 및 뇌병변장애인 에티켓 △시각장애인 에티켓 △청각장애인 에티켓 △발달장애인 에티켓 등이 총 7페이지에 걸쳐 담겼다.

내용은 평소 대부분의 불자들이 무심코 행하기 쉬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담고 있다.

현재 보리수아래는 250개 사찰에 자료집을 배부한 상태며, 향후 불교계 전 사찰과 불교계 사회복지관에도 에티켓자료집을 보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교계 인식개선사업으로 불교계에서 사용하는 ‘장애자’, ‘장애우’ 등의 법정용어 ‘장애인’으로의 정립 등 장애용어 통일, 불교계 장애복지의 대외적인 홍보 등도 함께 진행한다.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는 “장애인들의 법정 종류만도 15가지에 달한다. 하지만 이 조차 모르는 이들이 태반”이라며 “특히 불교계에는 외부에 비해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이 약한 상황이다. 장애인 불자들이 힘을 모아 불교계 인식부터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사찰에 장애인이 온다면?

보리수아래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애인 불자들의 모습.

1. 지체장애인이 넘어졌을 땐, 무조건 팔을 잡아 일으키지 말고, 팔을 내밀어 잡고 일어서게 하세요.

2. 경사가 심한 곳을 휠체어가 내려올 때는 밀어주는 사람이 휠체어 뒤에 서서 내려와야 낙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청각장애인의 경우 자막 외에 주변상황도 속기해 알려주면 상황 파악이 편합니다.

4. 장애인화장실이 없는 사찰 화장실의 경우 사용중 표지판을 설치하면, 청각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5. 발달장애인의 경우 사진, 그림, 몸짓 등의 행동을 덧붙여 이해를 도와주세요. ‘이렇게 하라’는 긍정어로 이야기 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시각장애인의 경우 소리를 통해 주변 정보를 얻기에 대화시 너무 크게 이야기 하지 말아 주세요.

7. 법당 문은 활짝 열거나, 꼭 닫거나 해주세요. 시각장애인은 어정쩡하게 열어놓은 문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8. 발달장애인은 낯선 환경에 처했을 때 계속 소리를 내는 등 여러 가지 행동특성을 보여요. 제지하지 말고 안정감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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