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지금 바로 여기에서 행복하기

SNS 및 인터넷 사용 확대되며
타인 ‘행복한 생활’ 접촉 많아져
상대적 박탈·불만족 빠지게 돼
감각 깨우기·알아차림 등으로
‘괴롭지 않은 상태’ 맞을 수 있어

 

이 세상에 행복을 원치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럴 리 없다. 행복은 우리들이 가진 최대의 권리이자 포기할 수 없는 최상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본적이고 원천적인 욕구다. 따라서 우리는 삶의 매 순간 행복하기를 바란다. 마치 숨을 쉬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처럼 행복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의미를 잃게 된다.

그런데 행복하게 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들 주변에는 행복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즐겁게, 여유롭게, 또 풍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살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한탄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기 쉽다.

특히 SNS와 인터넷의 발달은 나와 남을 비교하는 세태를 부추기게 됐다. SNS를 통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금방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남들이 SNS와 인터넷에 올리는 ‘좋은 모습’만 보고, 자신의 삶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족에 빠지게 된다.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마인드는 우리 모두를 불행으로 이끈다.

나 혼자 있든, 사람들과 함께 있든 언제나 행복하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있으면 여유롭게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고,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함께 있기 때문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렇지는 않다.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낮아진 자존감과 자기 자신을 인정할 수 없음은 우리를 불행으로 이끈다. 혼자 있으면 외롭고 쓸쓸해서 괴로워하고,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의견의 충돌과 불편한 감정 때문에 괴롭다.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있든 늘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 나는 명상을 하면서 스스로를 바라보고 봉사를 통해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언제나 행복한’ 방법이 무엇인지 조금 알게 됐다. 행복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깨어있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 자기 자신과 주변의 변화에 대해 관찰한다. 시시각각 느껴지는 감각과 변화하는 현상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긍정적인 느낌이라고 너무 탐욕스럽게 집착하지 말고,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해서 대번에 지레짐작하며 꺼리지 않는다. 긍정과 부정에 대해 선입견과 습관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그 자체의 있는 그대로 모습과 성질을 면밀히 관찰하고 나타나는 현상들을 그저 받아들이면 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저 사람은 이래서 좋아” “저 사람은 저래서 싫어”하면서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기억과 감정으로 서둘러 가치를 판단해 버린다. 하지만, 이 세상에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존재는 없다. 우리 인간의 신체는 성인기준으로 약 6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1초에 약 50만개의 세포가 새로 생기고 동시에 없어진다. 가장 잘 변하지 않는다는 뼈 조직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약 7년이 지나면 모두 새로운 조직으로 바뀌어 처음과 전혀 다른 새로운 뼈가 된다. 마음이 바뀌는 것에 비하면 몸의 변화는 아무것도 아니다. 날씨처럼 늘 바뀌면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마음의 변화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늘 변화하는 자기 자신과 계속 달라지는 다른 사람의 관계는 어떠할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사람의 마음과 몸의 상태는 예측할 수 없는 관계의 변화를 만든다. 어제는 그 사람이 좋아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는데, 오늘이 되고 보니 그냥 짜증이 나고 불편해서 만나기 싫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나에게 심한 욕을 하고 손가락질 했던 사람에 대해서 처음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미워했다가도 시간에 지남에 따라 싫은 감정이 희석되며 용서를 하게 된다.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서 깨어있는 정신에서 있는 그대로를 보고 받아들이게 되면 관계를 더 좋게 발전시킬 수 있다. 늘 변화하는 관계에서 상대방의 존재와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로인해 사이는 더 좋아지고 우리 모두 행복하게 된다.

이렇듯 ‘지금 바로 여기에서 깨어 있는 삶’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끈다. 하지만 삶에서 수시로 깨어있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지금 바로 여기 깨어서 알아차리기 위해서 평소에 훈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감각 깨우기’다. 간단한 2가지 방법으로 쉽게 감각을 깨울 수 있다. 바로 ‘숨쉬기’와 ‘힘 빼기’다. 늘 쉬는 숨을 그냥 지켜보면 된다. 숨이 이렇게 들어오고 있구나’ ‘숨이 이렇게 머물고 있구나’ ‘숨이 나가고 있구나’하면서 지켜보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원활해지고 감각이 살아난다.

그리고 힘을 빼는 것은 긴장감을 완화하고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주는데 도움이 된다. 온 몸에서 힘을 뺀다고 생각하면 힘이 빠진다. 실제도 몸을 축 늘어뜨리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잠자리에서 번뇌와 망상이 많고 머리가 아파서 잠이 잘 안온다면 더욱이 힘을 빼야 한다. 몸에 긴장감과 피로감이 쌓이기 때문이다. 손끝 발끝 머리에 힘을 빼면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녹아나며 스르르 잠이 든다. 잠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몸을 툭하고 공중에 털어놓듯 힘을 빼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이뭐꼬 알아차림’이 있다. 매 순간순간 상황에서 ‘이뭐꼬(이것은 무엇인고?)’라고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뭐꼬 알아차림’이라고 한다. 매 순간 내 마음과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관찰하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이완이 되어서 편안해지면서 괴로움이 사라진다. 괴롭지 않은 상태는 곧 행복이다.

도연 스님

마지막으로 ‘받아들이기와 감사하기’이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느낌이든 다 받아들이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좋든 싫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많은 물을 품고 있는 바다는 그 이름의 유래가 독특하다. ‘바다’라는 말이 모든 걸 다 받아들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바다 같은 마음으로 모두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잘 안 받아 들여질 때가 있다. ‘내가 왜 받아들여야해?’하는 의구심과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그때는 ‘감사하기’를 한다. 지금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숨을 쉴 수 있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순간순간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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