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가볼만한 전시

이호신 화백의 ‘천리포 해송과 낭새섬’. 푸른 절경에 보기만 해도 무더위가 싹 가시는 듯 하다.

이호신 화백 초대전 ‘누리에 솔바람’
8월 20일까지… 화집도 함께 발간

제주 본태박물관, 불교 소장품 展
웅장한 규모 제5관서 상설전시로

이태수 개인전 ‘Vanishing Point’
삼청동 스페이스선+ 8월 1일까지

고성익 초대전 ‘그 시절, 그 향기’
안성 청학대미술관서 8월 30일까지

 

천리포수목원서 만나는 우리 소나무
‘생활산수화’란 장르를 개척해 자연생태와 삶의 본질을 화폭에 담기로 유명한 이호신 화백이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갤러리서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화백이 20여 년간 작업한 한국의 소나무들을 한데 모은 자리로,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해송을 비롯해 전국의 명송 및 솔숲을 형상화한 소나무 그림 30여점이 소개된다. 이 중에는 옛 시와 현대시를 아우르는 소나무 주제의 시서화(詩書畵)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구길본 천리포수목원장은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를 잇는 이 시대 최고의 진경산수화가인 이호신 화백의 작품을 천리포수목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수목원 방문객 모두가 소나무의 참된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연에 대한 안목과 통찰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8월 20일까지. 화집도 함께 발간된다.

이호신 화백(1957~)은 개인전 19회를 개최하고 저서 15권을 발간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대영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이화여대박물관, 박수근미술관, 한양대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지난 6월 열린 ‘국립공원 50주년 기념식’에서는 25년간 우리 환경 및 국토사랑, 국립공원의 중요성을 작품으로 알린 공적을 인정받아 ‘문화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 (041)672-9982

 

한여름 제주서 불교미술 매력에 빠지다
제주 본태박물관(관장 김선희)은 개관 5주년을 기념해 불교 관련 소장품을 한 자리에 망라한 ‘삶의 정서가 깃든 불교미술의 매력’을 제5전시관서 연다. 이번 전시에는 일제강점기 및 한국전쟁 속에서도 보존된 많은 불교유물들이 전시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태박물관의 제5전시관은 200평 규모, 높이 6m에 달하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본태박물관의 트레이드마크인 ‘소반타워’와 같이 높은 벽면을 활용한 입체적 전시 구성에 적합하게 설계 됐다.

본태박물관은 “건축물 구조의 장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이번 전시도 압도적으로 높은 공간을 활용, 불교 유물의 장엄함을 선보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전시, 문화예술 아카데미, 세미나 등을 열며 제주도민 및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설전으로 열리는 소장품 기획전 ‘삶의 정서가 깃든 불교미술의 매력’은 7월부터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064)792-8108

 

파편서 오는 ‘오해’를, 전체의 ‘이해’로
겹쳐진 수십 개의 스틸 슬라이스가 마치 물결처럼 흐르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듯하다. 차갑고 차가운 느낌의 스틸 작품을 통해 사람 인연의 시작과 끝, 이해와 오해, 고독한 중얼거림 등 일상을 시적인 요소로 풀어낸다. 스틸 슬라이스로 형태를 만들어내는 이태수(36) 작가 작품들의 특성이다.

서울 삼청동 스페이스선+는 이태수 개인전 ‘스틸에 불어넣은 아련한 온기_Vanishing Point’를 8월 1일까지 연다. 그동안 주요 도시에 설치한 공공조형 작품을 비롯해 스틸 작품을 주로 선보인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완성도 높은 스틸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높이 1.8m에 이르는 대형 작품을 포함해 10여점의 신작이 전시된다.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수십 개의 슬라이스로 만들고, 슬라이스를 다시 공간이 흐르는 형태로 용접하는 과정을 거치며 일상에서 채집한 기억과 감정들을 풀어낸다.

작품의 한 파편만 바라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오해의 조각일 수 있지만, 구조적 집약을 통해 응집과 확산을 동시에 내포하는 이미지로 나타난다. 덩어리를 이루는 면을 따라 흐르는 외형의 선들은 소실점으로 이어지는 블랙홀 같은 이미지로, 시작과 동시에 끝을 이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품의 입체감을 소멸시키면서 외부로부터 내부까지 빨아들이는 공간을 통해 소실된 텅 빈 공간을 부각시킨다.

이 작가는 “작품 ‘point to point’ 속에서 단순히 눈에 보이는 가시적 형태로서의 덩어리가 아닌,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내적 의미를 조망하는 역할로서 시각을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02)732-0732

 

해맑은 동자승 모습서 시대를 보다
협동조합 아트플랫폼 주인공은 고성익 조각가의 초대전 ‘그 시절, 그 향기’를 8월 30일까지 경기 안성 청학대 미술관에서 연다. 고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최근에는 목조각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자승의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한 목조각 작품들이 소개된다.

고 작가의 작품 속 천진난만한 동자승들의 모습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작가는 귀엽고 밝은 동자승들의 표정을 통해 자기중심적이면서 일그러진 현실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종호 청학대미술관 디렉터는 고 작가의 작품에 대해 “특유의 해학적 표현 기법과 지난한 노동의 숨결이 보이는 단단한 마무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숨을 죽이게 하는 신비함을 들게 한다. 대부분 느티나무ㆍ참나무ㆍ소나무ㆍ한옥고재로 이뤄진 재질서 볼 수 있듯 단단한 질료에서 오는 완성미는 작품을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특유의 목향은 작품의 감상을 입체적으로 할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시인이기도 한 고 작가는 영남대 서양화과를 졸업, 전국 조각 공모전 및 경연대회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한다.

서양화에서 목조각으로 전향 후 오랫동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 독특한 기법과 해학으로 완성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010)277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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